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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잘 낚는 비결 ? 8시 반, 2시를 노려라

중앙일보 2012.01.13 04:29 Week& 2면 지면보기
‘물 반 고기 반’ 얼음낚시터에 ‘얼음이 반 사람이 반’이다. 화천산천어축제가 열린 지난 7일, 축제 참가자들이 낭천 빙판을 가득 메웠다.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100배 즐기기

한겨울 꽁꽁 언 강에서 팔뚝만 한 물고기를 건져낸다. 신기하고도 신나는 일이다. 하지만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 현장에서는 매일 일어나는 다반사다. 수만 명이 칼바람을 무릅쓰고 얼음판 위에 쪼그리고 앉아 물고기를 낚아내는 장면이 외국인 눈에는 충격적으로 다가왔을 법도 하다. 오죽했으면 CNN이 “겨울 불가사의”라고 보도했을까. 화천 산천어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김영주 기자



# 산천어 45만 마리, 낚시 구멍 1만2000개



화천군과 산천어의 동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제가 처음 시작된 2000년 화천의 조강지처는 빙어였다. 빙어야말로 강원도 맑은 물의 상징이다. 하지만 자연산 빙어를 낚시로 건져올리는 일이 쉽지 않았다. 빙어를 잡아보겠다고 몰려든 사람은 수십만 명인데 빙어는 턱없이 부족했다.



 화천은 과감히 빙어를 버리고 산천어를 선택했다. 산천어가 빙어보다 양식이 훨씬 쉽기 때문이었다. 양식 산천어 수십만 마리를 구해 겨울 강에 풀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06년 처음으로 입장객 100만 명을 넘긴 이후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이 겨울마다 화천을 찾는다.



 올해 축제조직위원회는 산천어 45만 마리를 준비했다. 화천을 비롯해 강원 춘천·양양, 경북 울진 등지에서 들여온 산천어를 매일 2만~3만 마리씩 풀어놓는다. 축제장에 마련된 산천어 낚시터는 약 3만5000㎡, 낚시 구멍은 1만2000개다. 실로 ‘물 반 고기 반’인 셈이다. 산천어가 공평하게 분배된다고 가정하면 낚시 구멍 하나에서 하루에 두 마리씩 올라온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산천어축제가 성공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이 오지까지 찾아온 관광객의 두 손에 묵직한 성취감을 안기기 때문이다.



1 화천읍 선등거리를 불 밝힌 수천 개의 산천어 조명등. 2 아시아빙등광장에 전시된 얼음 거북선. 3 강태공 손아귀에 들어간 산천어. 몸통이 크지 않다.




# 1주일 굶겨 … 낚시 넣자마자 물어



산천어는 우리나라 토종이다. 생김새는 송어를 닮았지만 연어과 민물고기다. 깊은 계곡에 살지만 거센 물을 좋아하는 열목어에 비해 개울을 좋아한다. 은백색 몸통에 둥글고 검은 반점이 있으며 등쪽에 짙은 청록색 반점이 특징이다. 축제를 위해 특별히 양식한 산천어는 몸 길이 약 20cm, 수령 1년 이하 어린 것들이다. 화천군 원천리에서 산천어를 양식하는 김기호(59)씨는 “반년생 산천어가 때깔이 좋고 맛도 좋다”고 말했다.



 축제 방문객이 가장 궁금한 것은 잘 낚는 방법일 것이다. 김씨의 답변은 간단하다. “고기를 넣는 시간에 가야 한다. 낚시터에 들어간 물고기는 한두 시간 안에 다 잡힌다고 보면 된다.” 산천어는 양식장에서 1주일 정도 해감을 하고 난 뒤 투입된다. 꼬박 일주일을 굶긴 고기라고 볼 수 있다. 넣자마자 곧바로 미끼를 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낚시 방법은 간단하다. 가는 길에 상점에서 견지낚시를 구입한다. 견지낚시엔 금속성 공갈 미끼 ‘스푼’이 끼워져 있다. 미끼를 낄 필요도 없이 지름 20cm의 얼음 구멍에 담그기만 하면 된다.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스푼을 상하좌우로 움직여주는 게 좋다. 산천어는 움직임이 좋은 물고기를 공격하는 성향이 있다.



 산천어는 하루 두 번 오전 8시30분과 오후 2시 물에 투입된다. 이때가 적기다. 이따금 덤도 있다. 낚시꾼이 고기가 없다고 아우성치면 물가에 대기하고 있는 수족관 차가 곧바로 산천어를 쏟아내기도 한다.



 축제장에서 지켜야 할 규칙도 있다. 낚시터에서 ‘훌치기’는 안 된다. 고리처럼 생긴 여러 개 바늘로 이동하는 산천어를 꾀어 퍼올리는 낚시 방법이다. 반칙으로 간주돼 잡은 물고기를 내놔야 할 수도 있다. 축제장에서는 금연이다.



# 기차 타고 봅슬레이 타고



화천 산천어축제엔 낚시 말고도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낚시가 어려우면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얼음 위에서 탈 수 있는 스노자전거·봅슬레이·얼음썰매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화천군과 코레일은 축제장 주변 2km 구간에 기찻길을 깔았다. 4인승 전동기차 25대가 운영되고 있다. 화천읍에 마련된 아시아 빙등광장도 구경할 만하다. 중국 하얼빈 빙등제에서 얼음조각을 제작하는 중국인 기술자 24명이 한 달 동안 공들인 얼음조각 20여 점이 전시된다. 거북선을 포함해 성바실리대성당·퐁텐블로궁전 등이 전시돼 있다.



 짧은 겨울 해가 기울면 화천읍내 선등거리로 들어가야 한다. 일몰이 시작되는 오후 5시30분이 되면 선등거리에 불이 들어온다. 거미줄 같은 네온사인 위에 산천어 수천 마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연인끼리 걸어도 좋고 아이들도 좋아한다.





축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축제 하이라이트는 역시 낚시 체험이다. 입장권을 사야 하는데 1만2000원(초등학생 8000원)을 내면 5000원짜리 ‘농특산물 나눔권’을 준다. 화천에서만 쓸 수 있는 일종의 상품권으로 화천읍내에 있는 장터 등지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해 춘천 나들목에 빠져 5번 국도를 타고 40분 정도면 화천에 들어간다. 산천어축제 위원회(www.narafestival.com) 1688-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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