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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민속마을 이야기 ⑥ 꽃 가꾸는 대통령마을

중앙일보 2012.01.13 03:30 6면 지면보기
아산시 음봉면 동천리에 위치한 ‘꽃 가꾸는 대통령마을’. 2008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전통테마마을로 지정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아산시로부터 휴양마을로 지정 받았다. 100여 년전에 형성된 이곳은 원래 윤씨 집성촌이었다. 현재 43가구 8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30%는 윤씨 성을 갖고 있거나 그와 관련된 사람들(가족·친지)이다. 마을 뒷산에 자리잡은 윤보선 전 대통령의 묘소는 이 마을의 자랑거리다. 월 평균 500여 명의 관광객이 윤 전 대통령 묘소를 둘러보고 간다. 이 마을 대지의 40% 정도는 현재도 윤 전 대통령 직계가족의 사유지라고 한다. 윤 전 대통령은 본래 둔포면에서 태어났다. 이 마을에는 선조를 모시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곳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꽃을 심고 나무를 길렀다. 이 마을 이름이 왜 꽃 가꾸는 대통령 마을인지를 짐작할 수 있는 이유다.


도시 속 아름다운 농촌에서 추억 만들기

아산 음봉면 동천리에 위치한 꽃가꾸는 대통령 마을 이성복 운영위원장과 그의 부인 박춘희씨, 조교로 활동중인 복진원씨, 방병주 사무장(사진 왼쪽부터)이 승마장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조영회 기자]
주민 건강 챙기며 화합 다진다



9일 오후 2시 마을 노인회관에서는 주민들을 위한 건강체조 수업이 한창이다. 수업을 듣는 인원은 20여 명. 대부분 70대를 넘긴 어르신들이지만 시범을 보이는 이정애(50·여) 강사의 어려운 동작도 척척 따라하며 즐거워 했다. 이날 수업은 신명 나는 노래에 맞춰 줄을 이용해 스트레칭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업을 진행한 이 강사는 “어르신들이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적극적이다”라며 “3주간 건강교실을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의 몸도 유연해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 마을 최고령 김복림(88)할머니는 “수업을 듣기 전에는 몸이 굳어 거동이 불편했는데 불과 몇 주 전부터 몸이 가벼워졌다”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참가해 건강에 더 힘쓰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을운영위원회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마련한 이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열리며 전액 마을 운영기금으로 지원되고 있다. 수업에 필요한 기구와 물품도 운영위원회에서 준비한다. 방병주 사무장은 “농촌마을이다 보니 고령자가 많아 운영위원회에서 머리를 맞대 생각해 냈다”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돼 추운겨울을 무사히 넘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회관을 나와 300m 정도 걸어 올라가면 ‘충무승마랜드’라는 안내판이 있다. 마을 지원금으로 2009년 개장한 승마장이다. 1322㎡ 규모의 대지에 말 20여 마리가 있다.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장애물 코스도 있다. 개장 초기에는 지역 내 승마의 인지도가 낮아 한달 평균 방문자가 100여 명 정도였지만 지난해에는 월 평균 300여 명 이상이 방문해 인기가 급등했다. 지역 내 승마장이 없고 비교적 싼 가격으로 말을 탈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초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발생되는 이익금은 마을 발전기금으로 사용된다. 승마장 관리와 총 책임을 맡고 있는 이성복 마을운영위원장은 “2008년 마을 발전과 관광객 확보를 위해 승마장을 개장하자는 의견을 내놓자 몇몇 주민들은 반신반의 했다”며 “지금은 관광객도 늘어나고 마을 홍보에도 도움이 돼 주민들 모두가 마을의 자랑거리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지역 내 최고휴양지 조성을 위해



“도심과 가까운 곳에 이런 마을이 있다는 걸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귀농을 위해 부지를 조금 사놓고 가끔 들러 관리하곤 했는데 올 때마다 색다르기도 하고 편안했죠. 지난해 초부터 정착했는데 살아보니 매력이 넘치는 곳이란 걸 느꼈어요.”



 방병주(50) 사무장에게 이 마을은 특별하다. 다른 지역에서 50년을 살다가 비교적 일찍 귀농한 방 사무장은 요즘 마을을 지역 최고의 관광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윤보선 전 대통령 묘가 있고 승마장이 있어 레저도 즐길 수 있고 역사도 배울 수 있는 마을이에요. 특히 마을 주변에는 산이 많고 길에는 꽃들이 많아 산책하기도 안성맞춤이죠. 유명 관광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요.”



 방 사무장은 지난해 정착하면서부터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했다. 사무장 직도 본인이 자청했다. 마을 대표로 아산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농촌테마마을’ 교육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타 지역 농촌마을을 둘러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관광객들을 위해서 마을에 필요한 체험프로그램을 구상했다. 사업 계획안을 작성하는 등 문서 작업도 방 사무장이 도맡아 했다.



 “여러 농촌마을을 둘러봤는데 캠핑을 즐길만한 장소를 꾸며놓은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최근 캠핑을 즐기는 도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마을 내 오토캠핑장을 개장하기로 했죠. 내년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을 위해 뒷산에 서바이벌 체험장을 비롯한 각종 ‘레저어드벤처’를 만들어 놓을 예정입니다.” 방 사무장은 마을 발전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허허’ 웃었다.





“다양한 체험거리 즐기는 아산의 관광 명소 만들 것”



인터뷰 이성복 마을운영위원장




이성복(56) 위원장의 하루는 마을 내 승마장에서 시작해 승마장으로 끝난다. 승마장의 총 관리와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승마장을 운영하자’는 아이디어도 그의 생각이다. 처음엔 반신반의 하던 주민들도 승마장이 활성화되니 이 위원장을 더 신뢰하게 됐다고 한다. 승마장을 지금 보다 더 활성화 시키고 싶다는 이 위원장은 56년간 이곳에서 거주해온 터줏대감이다. 다음은 이 위원장의 일문일답.



-승마장을 운영 제안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2008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되고 마을의 수익을 남기기 위한 사업으로 무엇이 있나 고민했다. 승마를 배운적은 없지만 관심은 있었다. 원래 사슴농장을 하고 있었는데 제주도에 살며 말 농장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내 사슴을 몇 마리 줄 테니 말 한 마리만 달라’고 했다. 말과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였다. 그 후 말을 꾸준히 구입해 늘리게 됐고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마을 대표사업으로 시작하게 됐다.”



-승마장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들었다.



“천안과 아산 그리고 인근 평택까지 우리 마을 인근에는 1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승마장은 몇 군데 없다. 승마를 한 번 배우면 그 매력에 푹 빠지기 때문에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은 또 올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방문객이 점차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에는 단체 문의가 많았다. 학교나 기관에서 승마를 권장하면서 단국대학교 학생 200여 명과 인근초등학교 학생 20여 명 등 이곳을 단체로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아쉬운 점과 마을 발전을 위한 계획은.



“국내 승마인구 저변확대를 위해 KRA한국마사회가 주최하는 ‘전국민 말타기 운동’이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승마를 좋아하는 3000여 명에게 신청받아 시중보다 싸게 승마를 배울 기회를 준다. 공식 사업장으로 지정되면 마을의 홍보차원에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 승마장은 사슴 축사를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정식 축사로 인정이 안된다. 시 차원에서 이곳을 정식 축사로 인정하고 전국민 말타기 운동 사업장으로 승인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을 발전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 윤종갑 마을이장




윤종갑(60) 이장은 지난해부터 마을 이장직을 수행해 왔다. 그 역시 이곳에서 태어나 한번도 다른 지역에서 살아본 적이 없다. 60년을 살면서 늘 ‘우리 마을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고 이장. 올해는 이 마을에 여러 사업을 구상하고 계획하며 누구나 인정하는 ‘도심 속 농촌휴양지’ 건립을 꿈꾸고 있다. 다음은 고 이장의 일문 일답.



-이 마을에서 거주한지 얼마나 됐나.



“이곳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 예전 마을모습이 더 좋긴 했지만(웃음) 지금도 우리마을은 예전 시골 풍경 그대로다. 달라진 게 있다면 도로가 깔리고 주변에 공장들이 많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을만큼은 옛날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찾아오는 방문객마다 옛 향수를 느낀다고 좋아한다.”



-이 마을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다 알다시피 이곳은 윤보선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역사를 배울 수 있고 좋은 풍경을 벗삼아 산책을 할 수 있다. 지금은 겨울이라 꽃이 없지만, 봄부터는 다시 꽃이 만발해 이 마을이 왜 ‘꽃 가꾸는 마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또 승마장을 운영하면서 체험거리도 늘었다. 기존에는 아이들이 체험을 오면 오리·사슴농장을 구경하고 먹이를 한 번 줘보고 구경하는 것으로 그쳤지만 이젠 말을 직접 보고 타볼 수 있어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상당히 인기가 좋아졌다.”



-마을 주민 간 화합이 잘된다고 들었다.



“어느 농촌지역을 가도 마찬가지지만 여긴 주민들의 정이 아주 끈끈하다. 관광객이 오면 주민 모두가 친절하게 맞아준다. 주민들끼리 가끔 화합을 다지며 마을 내 산책로를 걷기도 한다. 마을에 필요한 것이나 부족한 부분은 너나 할 것 없이 제안하고 함께 머리를 맞대기도 한다. 마을 기금으로 사업을 할 때면 적극적으로 서로 도와준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올해는 방 사무장과 함께 서바이벌 체험장을 비롯해 지난해 구상했던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사업도 구상해 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우리 마을의 홍보를 위해 더욱 힘쓰고 싶다.”



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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