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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용이 돈봉투 준 곳은 박 캠프 아래층 사무실

중앙일보 2012.01.13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고명진
안병용(54) 한나라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의 ‘돈 심부름꾼’ 역할을 맡을 뻔했던 은평구 구의원들이 “2008년 7월 전당대회 당시 안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의 박희태 국회의장 캠프 사무실 바로 아래층에서 돈봉투를 줬다”고 진술했다. 이는 박 의장 측의 자금 살포 관여 의혹을 한 단계 증폭시키는 것이어서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한나라 은평구의원들 진술

 은평구 구의원들은 12일 검찰에서 “안 위원장이 전당대회 직전 서울 여의도로 불러서 갔더니 박 의장 캠프 사무실 한 층 아래에 있는 사무실에서 서울·부산지역 당협 현황이 적힌 명단과 함께 2000만원을 줬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명단 중 서울지역 30개 당협을 손으로 적시한 뒤 50만원씩 돌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진술은 사실상 안 위원장이 박 의장 캠프의 지시나 관여, 묵인 하에 돈봉투 살포를 지시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구의원들의 자금 수수 장소가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바로 이곳이 H은행 서여의도지점 옆이기 때문이다. 고승덕(55) 의원은 앞서 “내가 받았던 300만원은 100만원씩 ‘H은행’ 띠지로 묶여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이 미심쩍은 자금 유출·입 정황이 있는 계좌들을 발견해 자금 추적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에 ‘H은행 옆, 박 의장 사무실 아래’라는 자금 수수 장소는 수사가 끝날 때까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박 의장 캠프에서 재정·조직 업무를 총괄했고 20년 간 박 의장을 보좌해 ‘집사’로 불려 온 조정만(51)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박 의장의 비서였던 고명진(40)씨와 안 위원장은 여전히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씨는 고승덕 의원 사무실에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배달하고, 되돌려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가 입을 열면 ‘몸통’이 누군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고씨는 12일 검찰 조사에서 “고 의원 측이 준 300만원도 윗선에 보고하지 않고 내가 써버렸다”고 했다. 안 위원장 역시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의혹도 수사 검토=검찰은 종북좌익척결단 등 5개 우익단체가 12일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도 수사해야 한다”며 민주통합당을 고발함에 따라 이 사안 역시 특별수사팀에 배당하기로 했다. 수사팀은 고발 내용의 구체성 등을 따져본 뒤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진석·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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