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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캠프에 칼 겨눈 검찰 … 궁지 몰리는 MB계

중앙일보 2012.01.13 03:00 종합 5면 지면보기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2008년 당시 ‘박희태 캠프’를 정조준하면서 이명박계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등장하고 있다. 검찰이 11~12일 연이틀 조사한 안병용 한나라당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당시 캠프에서 ‘실무 3인방’으로 불렸다고 한다. 남은 두 사람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이다. 이들 또한 검찰의 소환 대상이다.


‘범 MB계 연합군’ 박 캠프
“청와대 오더 받고 대거 몰려
사무실에 앉을 자리도 없었다”

 김 수석은 검찰이 박희태 후보 캠프에 돈봉투를 돌려준 고승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온 인물로 의심하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 측근인 조 수석도 ‘역할’이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박희태 캠프 인사들이 연이어 수사 대상이 되자 한나라당 내에선 “검찰 수사에 따라 이명박계 가 초토화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2008년 당시 박희태 캠프는 ‘범친이명박계 연합군’이었다. 안병용 위원장과 김효재 수석은 이명박계에서도 이재오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분류된다. 최병국·안경률 의원 등 이재오계 인사들이 박 후보를 지지하거나 직간접으로 간여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나 김문수 경기지사의 측근 인사들도 캠프에 참여했다. 이상득계에서는 이병석·주호영 의원이 각각 경북과 대구에서 지원했고, 김문수계 차명진 의원이 공보 등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당시 캠프에 참여했던 이명박계 의원들은 “박희태 후보를 지지했던 것은 사실이나 어떤 직책도 맡은 바 없 다”(안경률 의원) 라거나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정태근 의원)고 하는 등 언급을 아끼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당시 캠프 상황에 대해 “청와대 ‘오더’ 때문에 이명박계 인사들이 캠프 사무실에 너무 몰려 앉을 자리도 없다는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2008년 4월 총선 전후 이재오계는 ‘안상수 대표 카드’를 생각했지만 이상득계 등이 반발해 원외에 있던 박희태 전 의원을 추천하게 됐다고 한 여권 인사는 전했다. 청와대에 우호적인 박희태 대표를 세워 집권 초 당정 관계를 청와대 중심으로 이끌려는 구상이었다.



 결국 2008년 이명박계는 총연합해 ‘박희태 당 대표 체제’를 세우는 데까진 성공했지만 고승덕 의원이 당시 나돌았던 돈봉투를 4년 만에 폭로하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지면서 위기를 만났다. 가뜩이나 정권 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이명박계의 분위기가 검찰 수사로 더욱 암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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