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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미·이스라엘, 과학자 테러 공모”

중앙일보 2012.01.13 00:00 종합 12면 지면보기
핵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싼 이란과 서방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이란 핵 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 암살 사건 때문이다. 그동안 수세에 몰렸던 이란 정부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국제적인 반미 여론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테러 암살 사건 연루 가능성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호르무즈 갈등 새 국면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 서한
미·이스라엘은 강력 부인

12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무함마드 카자에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회원국, 나시르 압둘아지즈 알나세르 유엔총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이란 정부는 서한을 통해 “이번 암살 사건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범죄 행위”라며 “특정 외국 세력이 배후에 있다는 확고한 증거가 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했다. 또 “이런 테러 행위는 이란의 평화적인 핵 프로그램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라고 주장하면서 유엔 차원의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단호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란에서 발생한 어떤 폭력 사태도 미국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연루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 CNN 방송 등은 “이번 암살 사건이 이란 내 반정부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 핵 프로그램 중단을 위한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최근 포르도 지하시설에서 시작한 우라늄 농축 작업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로즈메리 디칼로 유엔 주재 미 차석대사는 “이란은 핵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며 “미국은 이란이 유엔 안보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규정을 준수할 때까지 제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방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자 중국·러시아는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충돌을 우려해서다. 이란은 그동안 서방이 원유 금수조치를 취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이에 미국은 군사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석유 금수 조치 등 추가 제재를 반대한다”며 “대이란 군사작전 또한 중대한 실수이자 끔찍한 계산착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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