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선동열 “해태 정신 재무장” … 김기태 “모래알 LG 안 돼”

중앙일보 2012.01.13 00:00 종합 24면 지면보기
프로야구 KIA의 선동열(49·사진 왼쪽) 감독은 “찾으라” 하고, LG의 김기태(43·오른쪽) 감독은 “버려라” 한다. 방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하나다. 바로 팀 재건을 위한 선수단 정신 재무장이다.



 선동열 감독은 선수단이 ‘타이거즈 정신’을 찾길 바란다. ‘타이거즈 정신’은 KIA의 전신인 해태를 강팀의 대명사로 불리게 만든 힘이다. 선후배 간의 철저한 위계질서와 정이 강한 해태는 열악한 상황에도 자신보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근성의 타이거즈 정신으로 아홉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타이거즈 정신’은 희미해졌다. 그래서 구단 역사상 처음 꼴찌로 내려앉은 2005년부터 “‘타이거즈 정신’을 회복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 감독은 연초 실시한 워크숍에서 선수들에게 새해 소망과 목표를 적어 내라고 했다. 그런데 선 감독은 공교롭게도 선수들의 새해 소망에서 ‘타이거즈 정신’을 발견했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적어 낸 소망과 목표는 ‘팀을 위해 희생하자’였다. 또 ‘말한 대로 꼭 실행하자’와 ‘선후배 위계질서를 지키자’가 뒤를 이었다.



 선 감독은 “대답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시킨 것 같은 대답들이 나왔다.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 ‘타이거즈 정신’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이대로만 된다면 뭘 더 바라겠느냐”고 말했다.



 김기태 감독은 ‘모래알 LG’ 이미지를 깨고 싶다. ‘모래알 LG’는 LG 선수들이 팀보다 개인을 우선시해 팀워크가 부족하다며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지난해 2군 감독과 수석코치를 지내며 LG의 추락 과정을 지켜본 김 감독의 판단 역시 “팀워크가 부족하다”였다. 그래서 김 감독은 부임 뒤 선수단에 팀을 위한 의무와 책임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11일 발표한 해외전지훈련 참석자 명단에서 투수 박현준(26)을 제외했다. 체력테스트 기준 미달이 그 이유였다. 주전급 선수가 부상이 아닌 이유로 전지훈련에 가지 못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박현준은 지난해 13승(10패)을 거둔 에이스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한 번 정한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 예외를 두면 선수들에게 할 말이 없어진다. 박현준 혼자만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 스스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뒤 개인훈련을 자율에 맡긴 대신 1월에 체력을 점검해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공정하고 차별 없는 규칙의 적용과 공평한 기회 부여. LG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김 감독이 선택한 방식이다.



김식 기자·김우철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