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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터민 1호 국회의원 출현을 기대한다

중앙일보 2012.01.13 00:00 종합 30면 지면보기
우리 사회에 정착한 새터민들이 2만300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한 사람 예외 없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했고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은 끝에 우리 품에 안긴 사람들이다. 한국에만 가면 그간 겪었던 고통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그러나 우리 사회 현실은 그들의 기대와는 너무 차이가 크다. 북한 고위직 출신으로 정부로부터 막대한 금전적 보상과 좋은 일자리를 보장받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새터민 대부분은 한국 사회에 도착한 직후부터 ‘또 하나의 지옥’을 겪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착 지원금과 주거 지원, 취업 지원, 교육 지원 등 상대적으로 상당한 정부 지원이 있지만 그래도 최소한일 뿐이다.



 새터민 대부분은 한국 사회에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층민으로 전락하는 것이 실정이다. 같은 말을 쓴다지만 새터민들의 언어는 남한 사람들에게 생경하다. 새터민들 역시 남한 주민들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새터민들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어렵고 그나마 해고되기 십상이다. 새터민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대표적인 ‘왕따’의 희생자들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북한 사회에 대한 적대감이나 무시, 편견이 원인이다. 다문화가정 출신 학생들보다 오히려 심한 차별을 받기 일쑤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임을출 교수는 “새터민 절반 이상이 외톨이로 사회와 분리된 채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 대비를 위해서도, 우리 사회의 안정을 위해서도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새터민들이 정치적 발언권을 갖도록 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수 있다. 새터민들 스스로도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 최근 창당 발기대회를 한 ‘국민생각’(가칭)에 새터민 4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새터민 스스로의 노력으로 국회에 진출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에 가깝다. 한나라당이든 민주통합당이든 새터민의 아픔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비례대표 의원 앞순위 후보에 배정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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