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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농업 피해 수치 과장돼”

중앙일보 2012.01.13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박태호 본부장
박태호 신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언제 시작될 것인지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9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직후 “길어도 두 달 안에 협상이 개시될 것”이라고 한 청와대 측의 공식 발표와 엇갈리는 발언이다. 박 본부장은 “한·중 FTA를 시작하기 전에 이해 당사자, 전문가와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도 ‘국내 절차를 다 끝낸 다음에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 첫 간담회

 박 본부장은 이날 “일각에 한·중 FTA와 관련해 과장된 전망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한·중 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 전망’ 보고서를 겨냥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한·중 FTA 체결로 인한 농업 부문의 피해가 한·미 FTA의 2~5배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중 FTA는 농산물 등 민감한 품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1차 협상과 일반 품목에 대한 2차 협상, 두 단계로 나눠 진행할 것”이라며 “민감 품목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방향이 나와 있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에 따른 효과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장을 지낸 통상 학자 출신인 박 본부장은 “FTA 효과에 대한 시뮬레이션 연구는 전체적인 방향성을 타진하는 것이 목표지 협상 개시 전에 정확한 양을 전망할 수는 없다”며 “우리 국민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너무 민감해 안타깝다”고도 했다.



 총선·대선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민감한 시점에 한·중 FTA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질문에는 “정부가 (한·중 FTA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 안보 등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실무 부서로서 해야 할 일을 해나갈 뿐”이라고 말했다. 최근 첨예했던 한·미 FTA 찬반 논란을 의식한 듯 “임명 연락을 받고 걱정이 앞섰다”며“학자로서 (통상교섭본부를) 지켜볼 때는 ‘협상만 하지 말고 이해 당사자를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취임해 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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