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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폐석들, 부활하다

중앙일보 2012.01.13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본선 16강전> ○·궈원차오 5단 ●·박영훈 9단



제12보(166~174)=호기롭게 강수를 연발하던 궈원차오 5단은 흑이 169로 젖혀 나올 때가 돼서야 비로소 과오를 깨닫고 후회하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인데 천하의 박영훈 9단을 그토록 몰아붙였으니 사고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승부는 단순해졌다. 사방이 백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에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169 쪽과 171 쪽이 어떤 식으로든 손을 잡고 외부로 연결하든지 아니면 백을 잡든지 해야 한다.



 한데 수가 의외로 쉽게 났다. 구경꾼들은 박영훈 9단이 173으로 가만히 찔렀을 때 하마터면 비명을 지를 뻔했다. 묘수가 필요한 장면이었다. 머릿속에서 배제했던 이 단순한 수가 기막힌 묘수였던 것이다. 우선 백A는 흑B로 넘어가니 안 된다. 따라서 ‘참고도 2’ 백1로 막아야 하는데 흑2로 가만히 늘 때 백은 응수가 두절된다. 백3은 흑4의 맥점으로 넉 점 사망. 해서 ‘참고도 2’ 백3으로 이을 수밖에 없는데 그때 흑4의 역포위가 성립한다. 거미줄 같은 포위망인데 백은 도저히 이 포위망을 돌파할 수 없다. 폐석 같던 흑▲들이 멋진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궈원차오는 고심참담 174로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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