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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거나 버려진 장난감, 내 손으로 새것 만들죠”

중앙일보 2012.01.12 09:02 Week& 6면 지면보기
지난 3일 장난감학교 쓸모에서 우여울(통일초 3)양이 폐장난감으로 사람을 만들고 있다. [김경록 기자]
“버려진 장난감으로 이렇게 멋진 걸 다시 만들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해요.”


헤이리마을 장난감학교 ‘쓸모’의 겨울방학 일일캠프

 지난 3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의 장난감학교 ‘쓸모’에 50여명의 아이들이 등교했다. 첫 수업은 장난감교실. 버려진 장난감 부품이나 조각들을 이용해 ‘나만의 장난감’을 만드는 곳이다. 김주혜 교사가 “버려진 장난감들은 500년이 지나도 안 썩는대요”라고 하자 아이들은 “정말요?” “으아~” 등 감탄사를 쏟아낸다. 김교사의 설명이 끝나자 아이들은 마음에 드는 조각들을 바구니에 담아와 본격적으로 만들기에 돌입했다. 김 선생님은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지 못한 친구들은 우선 이리저리 조각들을 붙이면서 특별한 모양을 만들어봐요”라며 요령을 알려줬다.



 사회적기업 ‘금자동이’가 운영하는 이 학교는 지난 3일부터 겨울방학 일일캠프를 시작했다. 4~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장난감교실과 목공교실, 퍼즐박물관 관람과 체험 등을 제공하는 약 4시간짜리 프로그램이다. 이날 처음 장난감학교를 찾은 김지우(9·통일초 3·경기도 파주시)양은 배를 만들었다. 버려진 장난감 포크는 김양에 의해 노가 됐고, 작은 고무공은 핸들이 됐다. “이제 집에서도 재활용품으로 장난감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에게 접착제를 사달라고 해야겠어요.” 김양과 함께 온 김예솔(9·통일초 3)·다솔(7·통일초 1) 자매도 “장난감을 직접 만들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다른 친구들도 많이 와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금자동이는 1998년 중고유아용품 전문점으로 출발했다. 국내에서 버려지는 장난감은 연간 약 240만톤에 이른다. 그런데 장난감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복합재질이어서 재활용업체에서도 꺼린다. 금자동이는 이렇게 가정이나 유치원에서 버리는 중고장난감, 생산단계에서 발생한 불량품 등을 수거·구매해 세척·살균한 뒤 전국 20여개의 공정가맹점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다. 금자동이의 박준성(43) 대표는 “폐장난감은 분리수거도 잘 되지 않아 심각한 환경문제 중 하나”라며 “버려진 장난감을 재활용해 이윤을 만들고 장애인이나 노인 등 취약계층에 일자리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운영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거한 장난감들 중에도 재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버려지는 것이 있었다. 이마저도 재활용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장난감학교였다. 지난해 10월 개교한 이 학교는 총 6단계 중 우선 2단계의 교육과정에 학생들을 맞았다. 폐장난감들을 부품별로 분해해 새 장난감을 만드는 ‘1학년’ 수업과, 자투리 나무로 실용적인 작품을 만드는 ‘2학년’ 수업이 매일 2회 70분씩 진행됐다. 로봇교실, 집만들기 등 ‘3~6학년’ 교육과정은 개발 중이다. 이번 겨울방학 일일캠프는 이 중 1·2학년 교육과정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목공교실에서는 버려진 가로수나 가구제작·건축현장 등에서 나온 나무조각들을 이용해 연필꽂이나 저금통을 만든다. 하누리(9·통일초 3)군은 “처음 망치질과 톱질을 해봤는데, 진짜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수업은 단순한 체험에서 머무르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장난감과 나무들이 얼마나 많이 버려지는지 알려주고, 재활용의 중요성을 되새겨준다. 목공교실의 이승진 교사는 “버려지는 가로수를 재활용하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직접 만드는 경험을 통해 나무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대기실에서 만난 남정화(42·여·경기도 파주시)씨는 “딸 예진(7·봉일천초 1)이가 지난번에 여길 다녀온 뒤 직접 만든 장난감을 많이 자랑해서 다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남씨는 “만들어진 장난감만 가지고 노는 것보다 창의력도 키울 수 있고, 재활용의 의미도 새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일일캠프는 2월 26일까지 월요일과 설날 연휴를 제외하고 매일 오전·오후반으로 2회씩 진행된다. 참가비는 유기농 점심식사를 포함해 1인당 3만5000원이다. 홈페이지(www.kumjadonge.com)나 전화(031-945-8943)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안 쓰거나 고장난 장난감을 가져와 기부하면 1만원을 할인해 준다.



 양훼영 행복동행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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