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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SNS시민운동 … ‘1인 NGO’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2012.01.12 08:57 Week& 4면 지면보기
지난해 국내 SNS사용자가 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이를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시민사회운동이 자리잡고 있다. 시민단체와 무관한 일반인들이 그 동안 시민사회계가 맡아온 노동·인권·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시민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월 홍익대에서 있었던 청소·경비용역업체 해고 근로자 농성사건이 첫 사례로 꼽힌다. 특히 배우 김여진씨의 위로 방문과 봉사활동이 트위터 등을 통해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농성현장을 찾았다. 이렇게 모인 시민들은 후원금 모금을 위해 바자회를 여는 등 격려와 함께 대책을 호소했고, 결국 농성자들은 다른 용역업체에 고용이 승계됐다. 희망버스, 반값등록금, 10.26 재보선 투표참여 캠페인 등도 대표적 사례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후원금 모금, 여론 확산 등으로 동참했다.



젊은 층이 주를 이루는 SNS 이용자들은 구호·복지·자원봉사 등에도 적극 나선다. 우면산 산사태 현장의 자원봉사 참여, 기부릴레이 등이 잇따랐다. ‘1인 미디어’에 이어 소속과 조직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이른바 ‘1인 NGO’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자유롭고 손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신분·이념·정체성 등에 얽매이지 않고 사안에 따라 즉석에서 의사 표시 또는 행동에 옮김으로써 소통과 참여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기성 시민사회계에 반가운 원군이기도 하고, 동시에 위상을 위협하는 존재도 된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성장해온 것은 시민들을 대변하고 그를 구체화한 액션을 취했기 때문”이라며 “SNS라는 간편한 참여수단의 등장은 ‘시민 없는 시민운동’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진실에 기반하지 않은 정보,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배려 없는 시민운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명래 한국NGO학회장은 “현재는 SNS의 운동력과 기존 시민사회의 운동영역이 충돌하는 과도기”라면서 “단체의 운동력이 많이 밀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한다. 기성세대인 시민단체 지도부가 20~30대 젊은 층의 정서를 미처 따라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시민단체는 겸허한 마음으로 스스로 행동하기 시작한 시민과 함께 가야 한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시민들을 단체가 가진 전문성과 정책으로 뒷받침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행복동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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