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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KTX 민간개방 공개 논의해야

중앙일보 2012.01.12 00: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이상화
사회부문 기자
‘철도 독점, 이제는 국민의 힘으로 끝내야 합니다.’ ‘KTX 노선만 개방 대상으로 삼는 건 불합리하다.’



 11일 거의 동시에 받은 e-메일 내용들이다. 하나는 국토해양부에서, 또 하나는 코레일에서 보냈다. 국토부는 철도의 113년 독점 체제를 깨야만 요금도 낮아지고 서비스도 좋아진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반면 코레일은 국토부가 주장하는 9가지 항목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적었다. 메일 내용만 보면 마치 ‘견원지간(犬猿之間)’ 같다.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 운영권을 민간에 넘긴다는 국토부 계획을 두고 충돌과 잡음이 일고 있다. <본지 1월 11일자 23면> 오랜 독점체제를 깨기 위한 획기적인 일이다 보니 어느 정도 마찰과 혼란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큰 계획을 추진하면서 제대로 된 공론화 노력조차 없다는 점이다. 국토부와 산하 기관인 코레일은 물밑에서 상대방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고만 있다. 철도 노조와 KTX 기장들도 가세하고 나섰다. 또 정치권 일부와 시민단체들까지 논란에 뛰어들 기세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공론화 의지가 별로 없는 듯하다. 상반기 중에 민간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을 무작정 밀어붙이려는 것 같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현행 철도사업법상 KTX 민간 개방은 아무런 하자가 없다”며 “지난해 두 번 토론회를 거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토론회는 국토부가 아닌, 한국교통연구원 주최였다. 그것도 2015년 수서발 KTX의 민간 개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진행된 반쪽짜리였다.



 산하 기관인 코레일을 아예 대화 상대로 삼지 않으려는 태도도 문제다. 코레일 고위 관계자는 “국토부가 우리와는 아예 상대도 안 하려 한다”며 “곧 있을 민간 개방 설명회에도 우리는 초청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코레일과 극명하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KTX 민간 개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기장과 정비인력 등 코레일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껄끄럽더라도 국토부는 코레일과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국민들이 보다 정확한 상황과 필요성을 알 수 있도록 공론화 절차를 밟아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얻을 수 있다. 지금처럼 무작정 밀어붙이다 보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113년 만에 독점체제에서 경쟁체제로 바꾸는 과정은 더 투명하게 이뤄져야만 한다.



이상화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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