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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부서 직접 골라라 … 박원순 인사 실험

중앙일보 2012.01.12 00:00 종합 22면 지면보기
박원순
#1=2007년 4월 임기 2년차를 맞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새 인사 제도를 발표했다. 공무원들의 ‘철밥통’을 깨겠다며 ‘현장시정추진단’을 만들어 업무 능력이 떨어지거나 근무 태도가 불량한 공무원들을 배치하는 내용이었다. 1차로 102명이 선발돼 한강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환경 순찰 같은 고된 업무를 하면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이에 시 노조는 인권위원회 제소 등으로 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이 제도는 대상자가 매년 줄더니 2010년 12월 폐지됐다.


서울시 새 인사제도 발표

 #2=2012년 1월 11일 박원순 시장이 오찬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의 새 인사 제도를 발표했다. 행사장에는 임승룡 노조위원장도 배석했다. ‘성과’와 ‘경쟁’ 중심에서 ‘화합’과 ‘사람’ 중심으로 인사 제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성과 있는 사람에게 인사 가점을 주겠다며 전임 시장이 만든 ‘성과포인트제’도 대폭 축소됐다. 박 시장은 “기존 인사 제도하에서는 지나친 경쟁으로 팀워크가 흔들리고 직원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며 “공무원이 신나면 시민이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인사 제도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발표된 새 제도는 기존 공무원 조직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내용들이 담겨 있다. 우선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직원들이 승진과 전보 심사 기준을 직접 결정한다. 이를 위해 행정·기술·기능 분야별 5급 이하 실무직원 20여 명으로 구성된 승진 심사 및 전보 기준 선정위원회가 구성된다. 결정된 기준은 내부망을 통해 사전에 공개된다.



 실·국장들이 데리고 일할 직원을 고르도록 했던 기존의 ‘드래프트제’도 전면 폐지된다. 대신 개인들의 희망이 우선 반영돼 전보 인사가 이뤄진다. 이를 위해 희망자가 몰리는 일부 부서에 대해서는 연속 근무를 제한하고 기피 부서는 직위공모제를 통해 필요 인력을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이창학 행정국장은 “인사·감사 파트나 시립대·인재개발원처럼 선호 부서에 대해서는 골고루 기회를 줄 방침”이라면서 “기피 부서 희망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오 전 시장의 대표적인 인사 정책이었던 성과포인트는 대폭 축소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 정책에 대해 조직의 긴장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창원(행정학) 한성대 교수는 “공정한 인사와 화합도 중요하지만 경쟁과 성과도 봐야 한다”며 “박 시장이 지나치게 전임 시장 정책 뒤집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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