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론] ‘신 한·미동맹 선언’ 요구된다

중앙일보 2012.01.12 00:00 종합 33면 지면보기
최명상
한국안보·항공전략연구소장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천명한 ‘새로운 국방전략(New Global Military Strategy)’은 냉전적 시스템을 제거하고 미래형 전쟁 양상에 맞춘 국방전략이라고 하지만 핵심은 군사력 감축이다. 현재 미국이 처한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국방비를 향후 10년 동안 4890억 달러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육군병력을 57만에서 49만 명으로 감축하는 대신 해·공군력에 투자하며 정보·정찰, 대테러 특수전, 사이버전 역량도 높일 방침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 부상에 대응하는 아시아·태평양 중시정책으로 지역 미군의 감축은 없다고 한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한국안보를 위한 국가정책과 전략은 필요하다. 첫째, ‘새로운 한·미동맹 선언’으로 미국이 반드시 한국 정부와 합의하에 주한미군을 변경한다는 공동선언을 천명해야 한다. 당분간 주한미군 2만8500여 명의 현 상태가 유지되겠지만, 과거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한미군을 철수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앞두고 있는 시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1969년 닉슨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오랜 베트남전쟁으로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의 경제와 군사 분야를 개혁했다. 세계 무역의 기축화폐인 달러($)의 금본위제도와 태환지폐제를 불환지폐제로 바꾸는 경제정책과 해외주둔군 감축과 방위부담을 당사국에 맡기는 국방정책을 선언했다. 그는 1971년 한국 정부에 일언반구도 없이 주한 미 7사단을 철수시켰다. 이번 경우도 장기간 이라크 전쟁에서 야기된 재정적자와 2008년 불거진 금융위기가 미 국방예산 감축을 초래한 비슷한 상황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국론통합정책으로 완벽한 안보국방태세를 확립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주한미군 절반의 철수로 힘의 공백을 우려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부랴부랴 자주국방책을 강구했다. 정치체제를 민주절차를 무시한 강력한 유신체제로 바꾸었다. 제2의 공산베트남이 안 되기 위해 국민을 단합시켰고 향토예비군·방위세·율곡사업으로 자주국방력을 키워 북한의 도발을 막아냈다.



 하지만 이제 한국 사회는 많이 변했다. 국민의 정치문화 수준도 달라졌다. 개발독재·안보독재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개인의 욕구가 여과 없이 분출되는 민주화된 한국 사회는 국가안보 면에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실시될 두 차례 총선과 대선에서 불거질 정치적 선동과 지역적·계층적 분열, 사회적 혼란, 종북세력의 난동 등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하루속히 흐트러진 국민안보의식을 강화해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고 완벽한 안보국방태세를 확립하는 거국적 정책과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 김정일의 급사는 한반도에 기회다. 수난의 역사 속에서 살아남은 우리 민족은 늘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왔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으로 김정일 사망 이후 불안한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유도해야 한다. 28세 ‘풋내기’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주시하면서 특히 중국과 협력해 북한을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단군 이래 가장 잘사는 나라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 주는 나라로 만든 위대한 민족이다. 국론통합과 완벽한 안보태세, 그리고 한·미동맹 강화로 대한민국 안보를 더욱 공고히 하고 통일한국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최명상 한국안보·항공전략연구소장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