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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눈 뜨고 잔다”는 삼성전자

중앙일보 2012.01.12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의 최지성 부회장은 인문계 출신이다. 역대 삼성전자 대표이사들은 이공계 출신이었다. 그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게 자신의 발탁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당신은 문과 출신이잖아….” 한마디뿐이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에 완전히 압도됐다. 이제는 기술을 넘어 창의성과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이 회장의 판단이 문과(文科) 출신 대표를 고른 배경이다. 이후 이 회장은 직접 본사로 출근하며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최 대표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며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실적은 경이롭다. 지난해 휴대전화 매출액에서 만년 1등이던 노키아를 제쳤다. 스마트폰도 애플을 앞서기 시작했다. 164조원의 매출액과 16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회사가 됐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도체와 LCD가 꾸준히 흑자를 낸 데다 갤럭시 시리즈가 1등 공신(功臣) 노릇을 단단히 해냈다.



 하지만 세계 1등도 졸면 죽는 세상이다. 스마트폰을 게을리한 노키아는 하루아침에 합병·매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소니도 수익구조만 따지면 더 이상 전자회사가 아니다. 생명보험에서 남긴 돈으로 전자 부문의 대규모 적자를 메우는 신세가 됐다. 불과 10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제 삼성전자 최 부회장은 “항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한다. 아직도 거의 눈을 뜨고 잔다”고 했다. 우리 모두가 곱씹어봐야 할 이야기다. “노키아도 이겼다”는 자만을 경계하며 긴장의 끈을 풀지 않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대기업에 대한 질투가 만연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한눈 팔지 말고 본업(本業)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뛰어난 경영능력과 위기의식으로 더 훌륭한 실적을 내야 한다. 미래에 대비한 신산업도 꾸준히 전개해야 할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 국가들의 공통분모는 복지 포퓰리즘뿐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먹고살 게 있어야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 그 중심이 기업이다. 따라서 삼성전자·현대차·LG·포스코 같은 세계 일류회사들이 계속 앞서 나가야 한다. 그것이 기업보국(企業報國), 바로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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