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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창업 양극화 뚜렷 … 치킨 지고 카페 떴다

중앙일보 2012.01.12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카페 뜨고 치킨 지고’. 지난해 창업 시장은 카페의 전성시대였다. 여기서 카페란 커피를 파는 점포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오래 머무를 만한 편안한 분위기와 다양한 메뉴, 세련된 인테리어를 갖춘 ‘휴식 공간형 점포’를 통칭해 가리키는 말이다. 발단은 카페베네다. 유럽풍 카페를 표방한 토종 커피 전문점 카페베네가 돌풍을 일으키자 창업 시장의 관심이 ‘카페형 가게’로 몰렸다. 커피 전문점들은 와플이나 샌드위치와 같은 디저트 메뉴를 보강했고, 빵집이나 도넛 전문점들은 커피 메뉴를 강화하고 테이블과 의자를 비치했다. 이 밖에도 떡 카페, 젤라또 카페, 수제햄버거 카페 등이 속속 등장했다. 인테리어를 카페식으로 바꾸는 주점ㆍ분식점도 늘었다. 자연냉각 크림생맥주 전문점 ‘플젠’은 매장 형태를 유럽의 노천 카페와 유사하게 바꾸었고, 떡볶이 전문점 ‘요런떡볶이’도 카페형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창업 시장의 대표 격인 ‘치킨집’의 고전은 지난해 최대의 이변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대형마트의 ‘통큰치킨’ 파동 후 치킨 가맹점 실적과 육가공업체 출고 물량이 그 전해보다 20%가량 감소했다”고 말했다. ‘통큰’의 효과는 저가 치킨 가맹점의 증가로 이어졌다. 8000~9000원에 1마리를 살 수 있는 치킨마루·썬더치킨 등이나 ‘1+1’ 판매전략을 내세운 ‘호식이 두 마리 치킨’ 등이 대표적이다.



‘생계형’과 ‘투자형’으로 창업의 양극화 현상도 뚜렷했다. 서민층 소득이 줄면서 생계형 창업 수요가 늘어난 동시에, 글로벌 경제위기로 주식ㆍ부동산ㆍ금리가 모두 시원치 않자 투자 목적의 창업도 늘었다. 생계형 창업자들은 1억5000만원 이하의 소자본으로 창업할 수 있는 소점포 아이템을 주로 선호했다. 소형 세탁소인 ‘크린토피아’, 떡볶이전문점 ‘국대떡볶이’ ‘죠스떡볶이’, 테이크아웃 전용 커피가게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형으로 창업하는 이들은 인테리어가 깔끔하고 관리가 비교적 쉬운 중대형 커피 전문점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눈을 돌렸다. 면적이 165㎡(50평)를 넘는 커피 전문점의 경우 임대료를 제외하고도 5억원 이상의 창업 비용이 든다.



카페베네 김동한 과장은 “건물 소유자들이 자녀들에게 점포 경영을 맡기려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역시 임대료 외에 4억4000여만원의 투자비가 들지만 지난해 말 프랜차이즈 출시 후 한 달 만에 20호점 계약을 마쳤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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