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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도시락·피자…‘착한 가격’ 프랜차이즈를 잡아라

중앙일보 2012.01.12 00:00 경제 12면 지면보기
‘먹구름 가득’. 올해 경제 전망을 날씨로 보면 이렇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7%로 전망했고 국제 투자은행들은 한국에 대해 평균 3.4%라는 수치를 내놨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의 불안한 경제 상황 때문이다. 경기에 민감한 창업 시장도 불경기의 영향을 비켜가긴 어렵다. 게다가 1955~63년생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과 높은 실질실업률의 여파로 창업 계획자들은 올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소리다. 그래도 ‘틈새 희망’은 있는 법. 구름 낀 창업 전망을 ‘간간이 맑음’으로 만들 수 있는 2012 창업성공의 열쇳말을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올해 경기 ‘먹구름’ 전망 속 성공 창업의 길 찾아보니

심서현 기자



불황을 극복하는 올해 창업계 열쇳말 중 하나는 ‘융합’이다. 서울 동소문동의 음식점 ‘박가부대찌개’는 점심시간에는 부대찌개를, 저녁에는 닭갈비를 파는 ‘야누스 점포’다. 낮과 밤의 주력 메뉴를 달리해 점포 가동률을 높였다.


첫째 열쇳말은 ‘착한 점심’이다. 주머니가 얇아져 직장인과 학생들 사이에 점심값 걱정이 늘고 있어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저렴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도시락이나 저가 식당들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도시락 시장 규모는 편의점 도시락 매출 약 7000억원을 포함해 2조원대에 달한다. 도시락 전문점 ‘한솥도시락’은 하루 10만 개의 도시락을 판매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100곳 이상 매장이 새로 문을 열어 전국 매장이 550개를 넘어섰다. 2000원 미만의 일본식 수제 삼각김밥을 주로 판매하는 ‘오니기리와이규동’도 지난해 70개 가맹점을 열어 170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3000원이면 김밥ㆍ우동세트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불경기 아이템이다. 외환위기 이후 서민업종으로 등장한 2000~5000원대 도시락 체인 ‘토마토도시락’은 배달·테이크아웃만 해왔지만 최근 앉아서 먹을 수 있도록 매장 공간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창업 비용으로는 점포 구입비를 제외하고 10~15평 기준으로 5000만원가량 든다”고 말했다.



배달을 시키는 대신 직접 발품을 파는 ‘테이크아웃족’의 증가도 주목할 만하다. 이로 인해 배달 피자의 반값인 저가 테이크아웃 피자전문점이 인기다. 라지 사이즈 피자 한 판 평균 가격이 5000~6000원대인 ‘피자스쿨’ ‘피자마루’와 같은 프랜차이즈 창업이 늘 것으로 보인다. 1만원 미만 제품이 대부분인 ‘뽕뜨락쌀피자’도 지난해 70개 가맹점을 열어 1년 만에 가맹점을 두 배로 늘렸다.



또 다른 키워드는 ‘융합’이다. 한 점포에서 하나의 아이템만을 취급하던 데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품목을 복합적으로 취급하는 방식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하나의 아이템에는 담을 수 없는 다양한 고객 수요를 맞추고 점포 가동률도 높일 수 있는 융·복합형 창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박가부대찌개/닭갈비’는 낮과 밤이 다른 ‘야누스 음식점’이다. 점심에는 회전율이 빠른 부대찌개를, 저녁에는 술과 함께 닭갈비를 판매하는 식으로 2개의 주력 메뉴를 바꿔 운영한다.



‘본죽 & 본비빔밥 카페’는 별도 브랜드였던 본죽과 본비빔밥 메뉴를 한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2개 브랜드 매장을 별도로 운영할 때보다 매장 운영ㆍ유지비와 마케팅 비용이 덜 들어간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 역시 시간대별로 치킨·커피·호프로 컨셉트를 달리하는 ‘BBQ카페’를 선보이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주류 창업의 화두는 와인과 사케다. 무엇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와인과 사케의 소비층이 두터워졌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주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은 것도 호재다. 개정안이 발효돼 주류 수입업체가 도ㆍ소매업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술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가격인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강병오 대표는 “와인과 사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가격 부담을 줄인 프랜차이즈 창업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한국형 이자카야 ‘오뎅사케’와 이탈리안 와인 카페테리아 ‘스타세라’ 등이 있다.



지난해의 사건ㆍ사고에서 예측할 수 있는 올해 흐름도 있다. ‘실내환경 관리’와 ‘어린이 스포츠’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 이후 알레르기나 오염물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천연살균이나 주거ㆍ사무환경 관리 프랜차이즈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무실이나 업소 실내에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기기를 설치ㆍ관리하고 친환경 치약과 비누를 공급하는 ‘에코미스트’, 천연향 원액을 이용한 실내공기치료사업 ‘아이센트’ 등이 바로 그런 프랜차이즈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 것과 관련, 아이들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어린이 스포츠나 호신술 사업도 성장할 전망이다. 부모들의 관심이 공부뿐 아니라 스포츠에도 옮겨가 축구·농구·골프 등 아동 교육 종목이 다양해지는 것, 그리고 ‘키 크기’ 목적의 체육 프로그램이 개발되는 것과도 맞물린다. 전문가들은 기존에 개별 ‘체육관’ 단위로 운영되던 어린이 스포츠 사업이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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