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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cial Knowledge <400> 방위산업 40년

중앙일보 2012.01.12 00:00 경제 13면 지면보기
한국은 6·25전쟁 때 소총과 탄약을 원조받아 싸우던 나라였습니다. 자주국방을 목표로 방위산업에 힘쓴 지 40여 년. 우리는 미국과 터키, 인도네시아 등 우리를 도와준 참전국가에 자주포와 초음속 고등훈련기, 잠수함까지 수출하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1972년 미국산 카빈 소총 기술을 모방하면서 시작한 우리 방산기술의 수준은 이제 세계 10위권을 넘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 보겠습니다.


미국산 카빈 소총 베끼던 나라, 초음속 훈련기 T50 수출국 됐죠

●1969년 닉슨독트린이 자주국방 자극



국방과학연구소가 5년여 연구 끝에 최근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 ‘천궁’. 수직 발사대를 이용해 발사 시간을 줄였다. 근접 신관이 터지면서 나오는 폭풍과 파편으로 적기를 요격할 수 있어 세계적 수준의 첨단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는 2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수출했다. 일반 탄약에서부터 잠수함, 초음속 고등훈련기까지 품목도 다양하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와 수출 계약을 맺은 잠수함 3척의 수주액은 1조2000억원(약 11억 달러)이다. 방위산업 수출액 중 단일 계약으로는 최고 액수다. 세계 유수의 잠수함 건조업체인 프랑스의 DCNS, 독일의 호발츠베르케-도이체조선(HDW) 등과 8년간 수주 경쟁을 한 끝에 따낸 성과다. 특히 HDW는 우리나라가 잠수함 건조기술을 전수받은 곳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인 셈이다. 지난해 5월엔 인도네시아와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16대(11억 달러·약 4400억원)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여섯 번째 초음속 항공기 수출국이 된 것이다. 이 같은 한국 방위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두고 세계 무기시장에선 ‘기적’이라고 한다. 1970년대 방위산업에 첫발을 뗀 지 40여 년 만에 세계 11위 방위산업 기술 보유국으로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방위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60년대 후반이다. 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기습과 이틀 뒤 일어난 북한의 미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 나포사건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때다. 이듬해 ‘자국 방위의 책임은 자국 스스로 져야 한다’는 닉슨 독트린(69년) 발표와 71년 지미 카터 행정부의 미 7사단 철수조치는 한국 정부엔 자주국방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아픈 자극제였다.



●‘번개 사업’ 6개월 만에 박격포까지 생산



박정희 대통령이 1972년 4월 3일 육군 26사단을 방문해 우리 나라가 처음 생산한 유탄 발사기를 살펴보고 있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자주국방 의지는 강했다. 71년 말 병기 개발사업, 이른바 ‘번개사업’을 시작해 6개월 만에 카빈소총·기관총·수류탄·유탄발사기·박격포 등 여덟 종류를 베끼는 데 성공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관계자는 “당시에는 무기 개발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정부는 군과 산업계, 과학계 등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미국 무기를 모방한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경제여건상 별도 공장을 설립하기도 어려웠다. 기존 민수 공장에서 무기를 만들었다.



 기관총 등을 만들어 내면서 자신감을 얻은 정부는 방위세를 신설하고 방위성금을 거둬 재원을 마련했다. 이 재원으로 74년 전력증강 사업인 ‘율곡사업’을 본격화했다.



 M16 소총과 탄약, 포탄, 수류탄, 한국형 군용 지프를 비롯해 133t급 고속정도 건조했다. 이어 호위함과 초계함 건조도 시작했다. 82년 시작된 2차 율곡사업부터 목표를 ‘방위산업의 자립기반 구축’으로 바꿨다. 육군이 사용할 K-1전차와 한국형 장갑차(K-200) 생산이 이뤄졌고, 자주포(K-55)도 만들었다. 고속정·초계함·호위함 건조와 함께 87년(3차 율곡사업)에는 1200t급 잠수함을 건조했다. 조립 생산이긴 하지만 ‘제공호(制空號)’로 불리는 F-5E/F 전투기와 500MD 헬기도 만들었다. 우리 공군 주력기인 F-16 전투기도 이 당시 조립 생산됐다.



●미국이 실패한 K-11 복합소총 개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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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차례의 율곡사업과 전력정비 사업(92~96년)을 통해 쌓은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 정밀유도 무기 개발에 성공했다. 명품으로 꼽히는 K-9 자주포를 비롯해 경어뢰(청상어), 함대함 유도탄(해성), 장거리 대잠어뢰(홍상어), 휴대용 지대공 유도미사일(신궁) 등을 자체 생산했다. 유도무기·전투기·훈련기·잠수함·구축함 등 첨단 무기 생산라인업을 갖추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K-2 전차(흑표)와 K-21 보병장갑차, K-10 탄약운반차뿐만 아니라 고등훈련기인 T-50을 경공격기로 개량했다. 전투기 생산도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미국이 개발하다 실패한 무기를 우리가 개발한 것도 있다. K-11 복합소총이다. 우리 방산기술의 모델이자 모방의 소재였던 미국의 기술력을 넘어선 것이다.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부르는 게 값인 무기통제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발달한 방위산업 기술, 그리고 명품 무기들을 들고 대한민국은 세계 방산시장을 파고들었다. 동남아 지역에 탄약과 포탄을 수출하는 수준에 머물던 한국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출 진흥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 수출액은 2억 5000만 달러. 지난해엔 24억 달러로 급증했다. 5년 만에 열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 1억5000만 달러짜리 대형 상륙정 수출을 계약한 데 이어 2007년 터키에 3억5000만 달러 상당의 기본훈련기 수출계약에 성공했다. 2006년 44개국에 불과했던 수출 대상 국가가 지난해엔 78개로 늘었다. 특히 미국(항공기 엔진 등)·이스라엘 같은 무기 선진국이 우리의 주요 수출 대상국에 포함돼 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방사청 관계자는 “2008년 이후 세계 곳곳에서 경제위기로 인해 무기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실제 수출 증가 규모는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북한 위협과 대치하며 개발 … 우리 무기 국제시장 신뢰도 높아”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노대래(56·사진) 방위사업청장은 11일 “요즘 추세대로라면 5년 뒤인 2017년을 전후해 우리나라 방위산업 수출액은 100억 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우리 방산 수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생산 품목이 다양해지고 기술력도 국제시장에서 평가를 얻으면서 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올해 수출 목표는.



 “일단 30억 달러로 잡았다. 현재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인 사업 규모만 50억 달러 수준이어서 목표 달성이 어렵진 않을 것이다. 협상 중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수출에 성공한 T-50 고등훈련기와 KT-1 기본훈련기 추가 수출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 우리 방위산업의 장점을 꼽는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시설, 마케팅 파워가 결합돼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가 생산하는 무기들이 북한이라는 현존 위협과 대치하면서 개발된 제품들이어서 국제 시장에서 신뢰도도 높다. 탄약과 항공기, 전차, 함정 등 수출 상품이 다양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 세계 경제가 어렵다.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겠나.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개발한 무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좋아 승산이 있다고 본다. 아무리 수요가 위축돼도 일류 제품은 살아남지 않나. 기업들이 원가를 절감하고 경영을 효율화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하다”



 - 방사청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방산 구조를 바꿔야 한다. 정책에는 때가 있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변해야 할 때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국내 기업 간의 경쟁을 촉진해 핵심 기술 개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품질 불량을 줄이기 위해 올해 안에 리콜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해왔던 연구개발 과정에 기업을 참여시켜 정부와 민간이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다. 무기를 구매하는 주체는 외국 정부다. 정부도 열심히 뛰겠다. 해외 무기를 도입할 때는 우리 부품 사용을 늘리고 기술 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



 - 3차 차세대 전투기 사업(F-X)을 올가을 확정한다고 했다. 정권 말기 추진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사업은 정권과 상관없이 추진해야 한다. 중국의 움직임, 일본의 움직임을 봐라. 간단치 않다. 우리도 서둘러야 한다. 8조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보니 여러 가지 억측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더 투명하게 해야 한다. 정부는 그럴 의무가 있다. 1월 중 F-X 사업입찰 공고를 내고 6월에 제안서를 바탕으로 협상 대상 기종을 결정할 계획이다. 최종 기종 결정은 10월께 가능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부터 꾸준히 준비해 왔고 1, 2차 F-X 사업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잡음 없이 진행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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