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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겨울방학 과제하기

중앙일보 2012.01.11 05:05 Week& 11면 지면보기
일기, 독서록, 편지 쓰기 등은 겨울방학 단골 과제다. 방학 때마다 같은 형태의 과제가 반복돼 학생들이 지루해하기 십상이다. 신성애 NIE강사는 “같은 과제라도 신문을 활용하면 내용과 형식이 새로워져 아이들이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NIE 방식으로 겨울방학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기사·사진·광고 활용해 일기 써요, 매일 쓸 내용 넘치죠

박형수 기자







■일기 쓰기=“쓸 내용이 없어요.”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거의 매일 학원과 집을 오가는 비슷한 일정이 반복되는 탓에 일기에 채워넣을 내용이 없다는 푸념이다. 신문을 활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신문 일기를 써온 정지현(서울 월촌중 2)양은 “신문은 매일 새로운 내용이 가득해 기사를 활용하면 다양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양의 일기에는 야채나 설탕 값이 오른다는 장바구니 소식부터 학교 폭력, 위안부 할머니의 수요 집회 등 사회적인 이슈까지 여러 가지 기사가 스크랩돼 있었다. 일기 형식도 다양했다.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학생과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한 뒤에는 ‘반성문’ 형태의 일기를 적어놓기도 했다. 정양은 “학급 회장을 맡았을 때 따돌림 당하던 친구를 많이 도와주지 못한 것 같아 반성하는 의미로 반성문을 썼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도 신문 일기가 가능하다. 광고나 사진을 활용하면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된다. 교사들 가운데 인상 깊었던 학생의 일기로 ‘신문 일기’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원묵초 성시온 교사는 “광고 카피를 응용해 기분을 표현하거나 신문 제목과 사진만 붙여놓고 상상 속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등 독창성과 정성이 묻어있는 신문 일기에 눈길이 더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서감상문=뻔한 책도 신문과 연계하면 살아있는 정보가 된다. 이민아(34·전북 익산시)씨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 신문과 책을 번갈아 읽히고 있다. 최근에는 왕따 사건을 다룬 기사와 쥘 르나르의 『홍당무』,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읽게 했다. 이씨는 “아이가 ‘왕따 사건이 학교에서 일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가정 문제’라고 짚어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책만 읽었을 때는 ‘슬프다’ ‘재밌다’ 등 단편적인 소감을 밝히는 게 전부였지만 기사와 함께 읽다 보니 현실 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책에서 찾는 능력이 생긴 것이다.



독서감상문 형식도 바꿨다. 줄거리를 요약한 뒤 느낀 점을 간단히 적는 기본적인 감상문 대신 ‘보도 기사 쓰기’ ‘등장인물 또는 저자와 가상 인터뷰하기’ ‘미담 기사 쓰기’ ‘칼럼 쓰기’ 등 신문 기사를 응용했다. 이씨는 “형식이 다양하고 자유로워지니 아이가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도 극복했다”며 “원고지만 보면 막막하다고 짜증내더니 요즘은 글 한 편은 쉽게 써낸다”며 웃었다.



■편지 쓰기=임현아(40·서울 성북구)씨 가족은 신문 기사로 아침마다 편지를 나누고 있다. 신문을 읽다가 가족 중 누군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기사에 동그라미를 그려놓고 간단하게 메시지를 적어놓는 식이다. 임씨는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실린 ‘왕기춘의 귀, 이용대의 손… 고통은 금이다’는 기사 옆에 중학교 3학년이 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공부하느라 힘들지? 엄마가 이 기사 읽고 우리 딸 생각나서 코끝이 찡했어.’ 간단한 임씨의 글 옆에 딸도 ‘고통이 금이 된다잖아’라며 한 줄 답장을 달아놨다.



임씨는 “가족에게 정식으로 편지를 쓰는 게 어색하고 쉽지 않은 일”이라며 “기사 내용에 마음을 담아, 간단한 메모 전달하듯 한두 줄씩 주고받다 보니 얼굴 마주 보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잦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쓸 때도 신문을 활용하면 쉽다. 임씨는 “지난 3일자 중앙일보 경제면에 실린 ‘박현주의 반성편지’라는 기사를 보고 지난해 가장 미안했던 사람에게 반성 편지를 써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 기사가 어려운 것 같지만 결국은 다 사람 사는 이야기”라며 “소중한 사람과 나누고 싶은 사연을 발견하면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기사를 전달해줘도 마음이 담긴 편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자성어·시사용어 익히기=일기 쓰기나 독서록 작성은 전교생이 모두 해야 하는 공통과제다. 이외에도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주제를 정해 방학 동안 꾸준히 수행해 나가야 하는 선택과제가 있다. 성 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라면 신문에 실린 사자성어나 시사용어를 발췌해 노트에 꾸준히 정리하면 어휘력을 넓히고 독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그는 “새로운 어휘를 익힐 때는 어떤 경우에 사용하는지 맥락과 정황을 한꺼번에 인지하면 이해도 정확히 되고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생경한 사자성어나 시사용어라도 신문 기사의 줄거리와 함께 기억하면 어렵지 않게 기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성 교사는 “겨울방학은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말부터 새해를 시작하는 1월에 걸쳐 있어 신문에 ‘올해의 사자성어’나 ‘분야별 10대 뉴스’ 등이 많이 등장해 신문을 통해 다양한 용어를 접하기 좋다”고 말했다.



시사용어



버핏세(Buffett Rule)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부자증세’를 뜻한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돈을 굴려 돈을 버는 사람(금융 부자)들이 노동하고 돈을 버는 사람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누리고 있다”며 부자증세를 주장해 ‘버핏세’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고소득층 증세 방안도 여기서 착안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한국형 버핏세’를 통과시켰다. 3억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는 사람에게 38%의 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다. 기존에는 8800만원 이상 소득자에 대해 35%의 세율을 적용하는 게 최고 과세였다. 한국형 버핏세 추진에 따른 세수 증대효과는 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버핏세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복지 향상’과 ‘국가 재정의 안정적 수입원 확보’를 든다. 부유층과 빈곤층의 격차를 줄여 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강조한다.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부자증세보다는 세율을 낮추고 세원을 넓히는 쪽이 재정 확보에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최고 세율이 올라가면 투자의욕과 근로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우려도 있다.



레임덕(Lame Duck)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 한꺼번에 치러진다. 현 국회의원과 대통령 등 국가 지도자가 모두 임기 종료를 앞둔 상황이라는 말이다. 정치권에선 임기 마지막 해에 장악력이 느슨해진 지도자 또는 그 시기를 일컬어 ‘절름발이 오리’라는 의미로 레임덕이라고 부른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통치력이 약화된 지도자가 남은 임기 중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책 집행에 일관성을 잃게 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4월 총선을 고비로 권력의 무게중심이 현 대통령보다 차기 주자에게 쏠리게 돼 현 지도부의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계속되는 유럽 재정위기, 세계 실물경제 침체, 권력 교체가 일어난 북한 등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레임덕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머리를 모을 때다.  임윤희 NIE 연구위원



신문 속 인물과 사건 - 2011.12.29 암보다 나쁜 병은 ‘포기’ 끝이라 생각하면 정말 끝

나쁜 일 생겼나요, 시한부 선고에도 웃었던 강영우 박사 떠올려 보세요




새해를 맞으며 여러분은 어떤 소망을 빌었나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떤 인사말을 건넸나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부자 되세요” “행복하세요”라는 덕담이 가장 많이 오갔을 겁니다.



옛말에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다’고 하죠. 우리 삶에 돈이나 명예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예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건강하세요”라는 덕담으로 새해 인사를 건네고 싶네요.



건강의 기본적인 의미는 신체적인 튼튼함이에요. 잘 먹고 잘 자고 아픈 곳이 없다면 건강하다고 표현하잖아요. 또 ‘정신적인 강함’을 건강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어떤 순간에도 좌절하거나 우울해하지 않고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진정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는 겁니다.



신문을 통해 건강함의 표본을 보여준 사람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바로 강영우(67) 박사인데요. 강 박사는 시각장애인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지낸 걸출한 인재랍니다. 그가 은퇴하던 날 그의 작은 아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입법특별보좌관에 임명돼 화제가 되기도 했죠. 장애인으로 온갖 역경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아오던 그가 지난달 초에 췌장암으로 1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다고 해요.



한달 뒤 죽는다니. 두렵고 슬픈 일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강 박사는 “잠시 충격을 받았으나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세상과의 이별’을 고하는 e-메일을 보냅니다. “앞으로 저에게 허락된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의견입니다. 여러분들이 저로 인해 슬퍼하시거나 안타까워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라고요.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밝고 긍정적입니다. “죽음은 나쁜 게 아니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차분히 얘기하죠.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가 어떻게 이처럼 침착하고 희망적일 수 있을까요? 강 박사의 삶의 과정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답니다. 그는 원래 시각장애인이 아니었다고 해요. 중학교 3학년 때 축구를 하다 친구가 찬 공에 눈을 맞아 실명하게 된 거죠. 어머니는 그 소식을 듣고 8시간 만에 뇌졸증으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아버지는 이미 3년 전에 돌아가셨던 터라 졸지에 눈도 잃고 부모도 잃은 천애고아가 된 거죠. 이후 그가 어떤 고생을 하며 살아왔을지 한번 상상해보세요.



강 박사는 “제가 살아온 인생은 보통 사람보다 어려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쁜 일 때문에 내 삶엔 더 좋은 일이 생겼다. 저는 나쁜 일이 생기면 미래에 더 좋은 일이 생긴다는 긍정적 가치관, 생각을 가지고 늘 살아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라고 했어요.



이제 막 시작한 2012년. 여러분은 올 한해 수많은 일을 겪게 될 거예요. 좋은 일이 많으면 더 없이 행복하겠지만, 마음과 달리 안 좋은 일도 만나고 속상하고 답답한 날이 이어질 수 있겠죠. 그럴 때마다 오늘 소개한 강영우 박사를 한번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나쁜 일로 인해 미래에 더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라고 되뇌어보세요. 죽음을 통보 받고도 아기처럼 활짝 웃고 있는 사진 속 강 박사처럼 여러분 얼굴에도 건강한 미소가 피어오를 겁니다. 



심미향 NIE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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