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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그도 홍위병이었다

중앙일보 2012.01.11 03:00 종합 1면 지면보기
1958년 다섯 살 때의 시진핑(왼쪽). 아버지 시중쉰(당시 국무원 비서장), 동생 시위안 핑과 함께 찍었다. [중국 포털 바이두]



“어릴적 매일 밤 마오쩌둥 읽어
아버지도 공개비판해야 했다”

올 가을 공산당 총서기에 올라 중국 최고지도자가 될 시진핑(習近平·59) 중국 국가부주석은 어떤 리더십을 보일 것인가. 성장 환경과 인맥, 정책 성향은 어떠할까. 한·중 수교 20주년과 중국의 권력 교체를 맞아 현장 취재로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집중 조명한다.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1960년대 말 문화대혁명(문혁) 때 홍위병(紅衛兵)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시 부주석의 베이징25중학교 시절 단짝이자 중국 바둑계의 거목인 녜웨이핑(?衛平·60) 9단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홍위병이었고, 시진핑도 홍위병이었다”고 말했다. 녜웨이핑은 지난해 낸 자서전 『바둑(圍棋)인생』(문화예술출판사)에서도 시진핑과 홍위병으로 활동한 일화를 밝혔다. 그는 책에서 1968년 “베이징25중학교에서 지주·부농 등이 모여 반(反)혁명을 모의한다는 얘기를 듣고 (홍위병 자격으로) 시진핑과 함께 갔다”고 말했다.



 시 부주석 스스로도 홍위병 세대의 체험담을 공개했다. 푸젠(福建)성 성장으로 재직하던 2000년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산하 잡지 ‘중화자녀(中華兒女)’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문혁 시절)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어록을 읽으며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마오쩌둥 어록을 들고 열광했던 홍위병 세대의 일반적 경험을 공유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또 “(7년간 생활했던) 산베이(陝北·산시성 북부) 농촌에서도 대규모 대회를 열어 류사오치(劉少奇·당시 국가주석)·덩샤오핑(鄧小平·당 총서기)·펑더화이(彭德懷·전 국방부장)·시중쉰(習仲勛·시진핑 아버지·전 부총리)을 비판했다. 현지에 문자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어 내가 신문을 읽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관영 매체에 실린 아버지 시중쉰을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입으로 읽어야 했던 참담함을 고백한 것이다. 자식이 부모를, 제자가 스승을 공개 비판하던 문혁 세대의 분위기로부터 시진핑도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중쉰은 문혁이 일어나기 전인 62년에 실각해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에서 노동생활을 하다 66년 홍위병 대학생들에 의해 구금돼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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