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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로 달려간 이베이·아마존·넥슨, 왜

중앙일보 2012.01.11 03: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지난해 서울 넥슨 본사를 방문한 기욤(Guillaume) 룩셈부르크 왕세자(오른쪽)와 자노 크레케(Jeannot Krecke) 룩셈부르크 경제통상부 장관.
지난해 12월 7일 룩셈부르크 로얄로드의 경제통상부 장관실에선 자노 크레케 장관과 프랑수아 빌트겐 미디어홍보부 장관, 게보르크 사르키시안 이노바시스템스 대표가 마주 앉았다. 러시아 게임기업 이노바시스템스를 돕기 위해 장관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정부 관리들은 이노바시스템스 측의 건의사항을 꼼꼼히 메모했다. 룩셈부르크에 투자한 기업 대표는 언제든지 고위 관계자와 만나 고충을 토로할 수 있다. e-메일을 보내면 24시간 내 정부기관의 답변을 받는다.


법인세, 독일·프랑스보다 낮아
외국기업 고충 e-메일 보내면
정부기관서 24시간 안에 답변

 룩셈부르크는 인구가 약 50만 명으로 포항시 수준이다. 그럼에도 1인당 국민총생산(GDP)은 10만 달러를 훌쩍 넘는다. 이베이·아마존·스카이프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들어와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낸 덕이 크다. 우리나라 게임업체 넥슨도 지난해 유럽 비즈니스 총괄 법인을 영국에서 룩셈부르크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 데이터센터도 단계적으로 룩셈부르크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성진 넥슨 유럽법인장은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지리적 위치, 정부 지원책, 언어 등을 고려해 이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빌트겐 장관은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적이고 다문화적인 환경도 장점”이라며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국제적 기업들을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한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는 서유럽의 심장부다. 독일·프랑스·네덜란드·이탈리아에서 반나절 거리다. 물류와 IT인프라는 유럽 최고 수준이다. 나라가 작고 자원이 적은 대신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일찌감치 개방정책을 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다양화하고 있다. 언어와 열린 문화도 강점이다. 열강 틈에 낀 악조건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프랑스어·독일어, 중학교 때부턴 영어를 의무적으로 가르친다. 몰리 맥밀란 스카이프 영업총괄 이사는 “룩셈부르크는 세계적으로 안전한 도시인 데다 국제학교가 잘 갖춰져 외국 인재들에게 아주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의 법인세는 28.59%로 독일(29.8%)·프랑스(33.33%)보다 낮다. 외국기업이 고용과 설비투자를 많이 하면 법인세는 더 낮아진다. 부가가치세율은 15%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룩셈부르크는 이 같은 경쟁력을 무기로 물류· IT·e비즈니스·바이오산업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특별취재팀=김종수·김영훈·채승기·김경희·이가혁 기자, JTBC 편성교양국다큐멘터리 ‘내·일’ 제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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