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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다섯 마리 또 굶어죽었다

중앙일보 2012.01.11 00:49 종합 16면 지면보기
축산 농민 문동연씨의 전북 순창군 농장에서 앙상하게 야윈 소들이 텅 빈 여물통을 보고 있다. 이 농장에서는 20여 마리의 소가 굶어 죽었다. [연합뉴스]


사료 값을 감당 못해 소를 굶겨 죽인 전북 순창군 문동연(56)씨의 농장에서 다섯 마리의 소가 또 아사했다. 앞서 지난 3일 문씨는 10여 마리의 소를 굶겨 죽였다.

지난주 10여 마리 아사한 순창서
군 지원 거부 농장 입구 폐쇄
“축산농 외면하더니 뒤늦게 호들갑”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순창군 임계면 노동리 문씨의 농장에서 1주 전부터 이틀에 한두 마리씩 육우(젖소 수컷) 다섯 마리가 굶어 죽었다. 이 농장에서 굶어 죽은 소는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총 20여 마리로 늘어났다. 남은 40여 마리도 영양 상태가 부실해 아사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축사 입구를 폐쇄한 채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는 문씨는 죽은 10여 마리의 소를 매립하지 않고 있다. 또 전북도·순창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판매를 알선하고 사료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축산 농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해 온 행정기관이 뒤늦게 호들갑을 떨고 있다”며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



 대신 축협을 탈퇴하면서 받은 출자금으로 구입한 소량의 건초를 지난 3일부터 소들에게 주고 있다. 하지만 영양 상태가 나빠진 소들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문씨는 “ 소를 팔고 농장 문 닫고 싶지만, 소 키우는 농민들의 어려운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끝까지 축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40여 년간 축산업을 해온 문씨 농장은 한때 150마리가 넘는 소를 사육할 만큼 번창했었다. 하지만 2~3년 전부터 소 값은 폭락한 반면 사료 값은 크게 오르면서 1억5000만원의 빚을 질 정도로 경영이 악화했다. 이에 문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들에 물과 소량의 풀만 공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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