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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의 그림 '씨름' 속에 숨어있는 수학은?

중앙일보 2012.01.11 00:00 종합 22면 지면보기
올해 중간·기말고사부터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출제하는 초·중·고는 예산 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문제가 과도하게 어려우면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해 선행학습에 매달리고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투표와 확률 관계는? 흥미진진해지는 수학
교과부 60년 만에 교육 수술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한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교과부 권기석 수학교육정책팀장은 “암기와 문제풀이 위주였던 수학 교육을 기본개념과 원리를 충실히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 계산에 시간을 빼앗기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수학시간에 계산기·컴퓨터 등을 활용하는 시범학교도 올해 32곳에서 운영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일부 학교에서 다음 학기나 다음 학년에서 배울 문제를 출제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시·도교육청과 함께 연 2회 교육과정 운영 실태를 점검키로 했다. 또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제출받아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문항은 없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선행학습을 부추긴 학교를 가려내 예산과 인사상 제재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수학 흥미를 돋우기 위해 내년부터 스토리텔링(story-telling)식 수학 교과서도 보급된다. 대상은 초등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다. 역사적 맥락이나 실생활과 접목한 수학 교육 내용을 담게 된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 사모스섬 터널은 어떻게 뚫었을까’ ‘스마트폰에 숨어 있는 수학의 원리는 무엇인가’ 등 수학 역사나 실생활 사례에서 수학 원리를 이끌어내고 토론하는 식이다.



 수학과 사회·음악·미술 등을 연계한 통학학습도 도입된다. 학생들이 사회시간에 선거·투표 제도를 배우면서 방정식·확률 등 선거제도의 수학 원리도 함께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술시간에는 선·면·구도 등 표현기법을 다루면서 원근·닮음·비례·대칭 등을 함께 배운다. 강옥기(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그동안에는 수학자들이 하는 형식을 그대로 일선 학교에서 답습해 왔다”며 “새로운 교육 방식은 실생활에서 수학 원리를 찾아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학 교육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국 2500명 수학교사를 회원으로 둔 전국수학교사모임 이동흔 회장(서울 하나고 교사)은 “수학을 바라보는 학생들의 시각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과부가 내놓은 방안을 환영한다”면서도 “대입을 앞두고 있는 고3 교실에서도 새로운 수학 교육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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