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 골고 방귀 끼고 … 제대로 망가진 엄정화

중앙일보 2012.01.11 00:00 종합 30면 지면보기
영화 ‘댄싱퀸’에서 댄스가수에 도전하는 주부 역할을 맡은 엄정화. 19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공교롭
게 동생 엄태웅이 출연하는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와 맞붙는다. 그는 누나가 아닌 배우로서 ‘댄싱

19일 개봉 코미디 영화 ‘댄싱퀸’서 또 한번 변신

퀸’이 더 흥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스타 엄정화(43). 섹시함과 친근함 사이에서 아찔한 줄타기를 하는 배우이자 가수다.



 2008년 ‘D.I.S.C.O’ 앨범을 내놓고 조카뻘 되는 아이돌 스타 ‘탑’(빅뱅 멤버)과 함께 아찔하고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던 그는 지난해 영화 ‘마마’에서는 후덕한 몸매의 억척 엄마로 변신했다. 20년 가까이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며 끝없이 변신해 온 엄정화는 단순한 섹시스타 이상의 브랜드로 대중과 호흡하고 있다.



 그런 엄정화가 이번에는 ‘엄정화’ 자신의 민낯과 맨살을 대중에게 드러냈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댄싱퀸’(이석훈 감독)에서다. 각박한 현실에 지쳐가던 주부 ‘엄정화’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를 거쳐 댄스가수라는 오랜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다. 엄정화는 무능한 변호사 남편 ‘황정민’이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자 가수 데뷔를 접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영화는 윤제균 감독겸 제작자가 ‘해운대’를 찍고 있을 때부터 엄정화를 염두에 두고 기획했 다. 연기와 음악 모두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엄정화 외에 이 역할을 맡을 배우는 없었을 터. 그래서 엄정화도 이 영화를 운명처럼 받아들였다고 했다.



 ‘마마’에서 아줌마 역을 위해 살을 찌웠던 엄정화는 이번 영화에서도 주부 엄정화를 위해 제대로 망가진다. 바가지 긁기는 기본이고, 취침 중 코를 골고 방귀를 껴댄다. 잠깐의 무대 퍼포먼스에 숨을 헐떡거리는 모습은 ‘테크노 전사’ 엄정화가 아니라, 그냥 인간 엄정화다. 그를 10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실명을 사용했다. 부담은 없었나.



 “가수 엄정화처럼 보이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가수 이미지가 영화 속에 투영되는 게 싫었다. 성인돌 댄스그룹 멤버로 첫무대에 오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 때 긴장감은 가수로서의 무대 느낌과는 달랐다.”



 -미혼인데 주부 연기가 능청스럽다.



 “시나리오에 충실하면서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를 더했다. 가수의 꿈을 비웃는 남편의 이마를 때린 건 대본에 없던 것이다. 황정민과는 함께 연기해본 적이 있어 호흡이 잘 맞았다.”



 -여대생 시절 디스코텍을 주름잡는 ‘신촌 마돈나’로 등장한다. 실제 그런 적이 있나.



 “중학교 3학년 때 내가 제천 시내에 나가면 사람들이 ‘엄정화가 떴다’고 수군거렸다.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웃음)



 -망가진 모습이 싫지 않나.



 “어차피 청순하고 예쁜 배우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영화를 할 때 예쁘게 보이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호피무늬 에어로빅 옷을 입었을 때 창피하기는 했다.”



 -2년 전 갑상샘암 수술 이후 처음으로 밝은 영화를 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의미가 크다. 투병할 때 앞으로 선행을 베풀며 살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즐겁고 감사하게 살기로 했다. 그런 마음이 영화에 녹아있다. 수술을 받은 탓에 아직까지 라이브 무대는 부담이 된다.”



 -엄정화에게 꿈이란.



 “어릴 적 꿈이었던 가수와 배우가 됐고, 지금도 더 높은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꿈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나보다 늦게 데뷔한 배우나 가수가 먼저 뜰 때 ‘이게 내 길이 아닌가’ 회의할 때도 있었다. 자신감이 없어질 때면 ‘천천히 가더라도 감사하게 내 길을 가자’고 다짐하곤 했다.”



 -이효리 등 후배들의 롤모델로 꼽히는데.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발라드에만 안주하지 않았다. 그런 점을 후배들이 좋게 보는 것 같다. 나이 들어도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즐기고 깊은 연기를 하는 엔터테이너가 되고 싶다.”



 -영화 속 황정민 같은 남편감은 어떤가.



 “무능하다는 것만 빼면 진실한 마음을 갖고 있는 남편이다. 영화 속 황정민은 돈은 못 벌어오지만 순수하고 아내를 소중히 여긴다. 능력이 있든 없든 서로 사랑하며 살면 좋을 것 같다.”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엄정화 [現] 가수 1971년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