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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 사건은 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다

중앙일보 2012.01.11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변양균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2007년 9월 신정아 가짜 학위사건과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을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FTA협상 유공자 격려 오찬에 참석한 모습. [중앙포토]
변양균(63)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0일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이란 책을 펴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옹호하며 새롭게 재조명한 책이다. ‘신정아 사건’이 발생한 2007년 9월 공직에서 불명예 퇴진한 이후 첫 공식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낸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 전 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에겐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란 뜻)라는 비난의 별명이 따라붙곤 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큰 오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에서 ‘경제 대통령’ ‘복지 대통령’으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부각시켰다. 2003~2007년 기획예산처 장관과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며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지휘했고 노 전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했던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썼다고 한다.



 변 전 실장은 학력위조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신정아(40) 전 동국대 교수와 한때 연인사이였다. 두 사람의 관계가 폭로되면서 변 전 실장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2009년 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두문불출하며 이 책의 집필에 몰두해 왔다고 한다.



 그는 책에서 “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으며 가장 큰 고비였다”고 신정아 사건에 대한 소회를 내비쳤다. 집필 후기에 해당하는 ‘글을 마치며’를 통해 그는 “(신정아 사건이)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아내와 가족에겐 말할 것도 없다”며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사건으로 그처럼 악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건이 난 뒤 꽤 오랜 기간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다”며 “아내가 아니었다면 다시 일어서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 전 실장은 참여정부의 경제 계획이었던 ‘비전 2030’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2006년 8월 발표된 비전 2030은 복지를 중심으로 한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이다. 그는 “비전 2030으로 인한 증세 논란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당시 우리 사회가 직면했던 구조적 문제들을 모두 포괄한 국가 발전 패러다임이었기 때문에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도 대부분 그 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 책의 추천사를 썼다. 문 이사장은 “‘ 신정아씨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다”며 “신정아 사건으로 졸지에 가려져 버린 그의 경력과 재능 이 다시 우리 사회를 위해 유익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 전 실장은 현재 노무현재단 상임운영위원과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건립 기획위원으로 있다. 책 출간을 계기로 블로그 ‘변양균.com’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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