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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빙속스타’ 이영하, 인제서 제자 키운다

중앙일보 2012.01.11 00:00 종합 24면 지면보기
빙상 국가대표 선수와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이영하씨가 인제군 북면 원통리 인북천 빙상장에서 ‘이영하 스케이트교실’을 열었다. 이씨가 자세를 잡아주며 학생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치고 있다. [이찬호 기자]


이영하(56). 그는 1979년 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한국 빙상 최초로 동메달을 딴 선수다. 앞서 1976년 그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3000m, 5000m 두 종목에 1위를 하고 종합성적 170.368점으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2위를 한 선수는 4년 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 겨울올림픽에서 5관왕을 차지한 미국의 에릭 하이든이다. 이영하는 은퇴할 때까지 500m, 1000m, 1500m, 3000m, 5000m, 1만m 등 빙상 전 종목의 한국신기록을 갖고 있었으며, 그 기록을 51회나 갈아 치웠다. 1991년부터 94년까지 국가대표 감독도 지냈다.

“평창올림픽 나갈 선수 육성”
고향에 스케이트 교실 열어



 이영하씨가 9일 인제군 북면 원통리 인북천 빙상장에 나타났다. 원통이 고향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인북천에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는 이씨가 이곳을 찾은 것은 후배들에게 스케이트를 가르치기 위한 것. 찬 바람이 몰아치는 추위에도 이씨는 자신의 이름을 건 ‘이영하 스케이트 교실’ 에 참가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세를 잡아 주는 등 직접 스케이트 타는 법을 가르쳤다.



 스케이트교실 개설은 2018년 겨울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선수 육성과 ‘빙상의 고장 인제’를 재건하자는 인제군생활체육회의 제안을 이씨가 흔쾌히 수락해 이뤄졌다. 인제군생활체육회 국정기(60)회장은 “1980년대까지도 빙상의 고장이란 명성이 있었으나 최근 10여 년 동안 강원도겨울체전에도 선수를 내보내지 못했다”며 “이씨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나서줘 고맙다”고 말했다.



 240여명이 참가해 2월4일까지 진행되는 스케이트교실은 3주는 인북천에서, 나머지 1주는 기린면 내린천에서 운영된다. 이씨는 걸음마, 밀기, 찍기, 타고 나가기, 코너를 도는 기술 등 총괄적인 훈련프로그램을 짰다. 하루 네 차례로 나눠 진행되는 스케이트교실에서 이씨는 처음 스케이트를 신어보는 학생에게는 걸음마부터, 스케이트를 조금 타 본 학생에게는 밀기와 자세 교정 등 맞춤식으로 지도한다.



 스케이트교실에는 이씨의 아들로 빙상 국가대표를 지낸 이현(28)씨와 쇼트트랙 선수 출신 김봉진(30)씨가 이씨를 돕고 있다. 스케이트교실은 겨울 시즌이 끝나면 학기 중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등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여름방학 때는 지상훈련으로 지속할 계획이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 봤다는 정지우(9·원통초 3년)양은 “열심히 배워 스케이트를 잘 타는 엄마와 시합을 하겠다”며 “재미 있고 잘 할 수 있으면 선수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2013년 전국 초등학교 빙상대회를 인북천에 유치해 스케이트교실 출신 학생이 비등록 선수로 출전해 경험을 쌓게 하는 등 체계적으로 훈련하면 5~6년 후 몇 명의 선수를 길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씨는 “열악한 시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인제를 빙상의 메카로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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