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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경매사의 힘 … 한우 10% 싸게 낙찰받아

중앙일보 2012.01.11 00:00 경제 2면 지면보기
10일 충북 음성 축산물공판장에서 노란색 점퍼를 입은 이마트 홍성진 축산물 바이어가 경매사들과 함께 한우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충북 음성의 축산물공판장. 10일 오전 11시부터 세 시간 동안 축산물 경매사 58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우 427두의 경매가 진행됐다. 경매장에 도축된 한우가 나올 때마다 경매사 사이에 서 있던 이마트 홍성진(43) 축산물 바이어의 눈매가 빛났다. 홍 바이어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1분 남짓 만에 한우의 등급을 확인한 뒤 경매지도사와 능숙한 수신호를 교환하며 1등급 한우 10두를 낙찰받았다.

이마트, 한우값 안정 프로젝트 Ⅲ



 홍 바이어가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경매장에 당당히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연말 음성 축산물공판장의 ‘매매참가인(경매사) 93호’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부터 팀원 두 명과 함께 경매사 공부를 시작해 6개월여 만에 경매사 자격증을 땄다. 홍 바이어는 “한우값을 떨어뜨리기 위한 유통 혁신을 위해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처음으로 경매사 자격증을 땄다”며 “경매에서 한우를 직접 낙찰 받으면 유통 과정을 한 단계 줄여 한우값을 그만큼 더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홍 바이어가 구입한 1등급 한우는 ㎏당 1만4400원으로 경매사를 통해 구입할 때보다 10% 정도 저렴했다. 이마트의 경매사 3명은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설을 앞두고 일주일에 2~3회씩 경매에 직접 참여해 한우 200여 두를 구입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한우값을 낮추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한우시장의 유통 단계는 통상 9단계. 축산농가에서 수집상을 통해 우시장, 중·도매상, 도축장, 가공업자, 수집상, 정육점을 거쳐 소비자에게 간다. 이마트의 한우값 낮추기 프로젝트는 길게 늘어진 유통 단계를 대폭 축소해 한우값을 20%가량 낮추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입한 게 위탁영농제와 축산물 가공시설인 미트센터다.



위탁영농제는 축산농가가 기른 한우가 도축장까지 오는 과정을, 미트센터는 도축한 한우를 소비자가 구입할 때까지 걸리는 단계를 각각 줄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트 전체 점포에서 판매하는 한우 중 이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현재 10% 정도에 불과하다. 한우값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마트 민영선 축산팀장은 “경매에 직접 참가하면 유통 단계를 축소한 한우를 전체 판매량의 30% 정도까지 늘릴 수 있다”며 “유통 단계를 확 줄인 물량이 늘어날수록 한우 판매가도 더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음성 축산물공판장의 경우 이마트가 경매에 직접 참여하면서 거래 물량도 늘어 축산농가도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위탁영농과 미트센터, 직접 경매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한우의 유통 단계를 축소해 나갈 방침”이라며 “유통 단계 혁신을 통해 소비자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산지 농가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경매사(競賣士)=경매에 나온 물품을 확인한 뒤 가격을 평가해 낙찰자를 정하는 과정을 주관하는 사람. 국내에서는 1976년 경매사제도가 처음 도입됐고 농수축산물 유통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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