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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 적기 … 북 변화 촉진할 방법 모색을

중앙일보 2012.01.10 00:00 종합 12면 지면보기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따른 동아시아 정세 변화 역시 이번 포럼의 뜨거운 이슈였다. 한·중·일 전문가들은 ‘협력을 통한 평화 안정 구축’이라는 큰 틀에는 같은 의견이었지만 각론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김정일 사후 한반도 평화는

 정종욱 동아대 석좌교수는 ‘유연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지난 4년간 불필요하게 경직된 대북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바꾸라”는 지적이다. 그는 “정책이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행동과 말은 유연해져야 한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적어도 북한의 대남 강경책이 정당화될 수 있는 구실은 주지 말아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북한의 새 지도부가 개혁·개방의 길을 걷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한·중 간 ‘전략적 공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는 북·중, 한·미 관계를 함께 고려해 중국과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국에 미국과 중국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파트너”라며 “균형자나 조정자 역할은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므로 다자적 협력체제를 강화해 우리의 이익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상대방의 핵심 이익과 직접 충돌하는 부분을 줄일 것을 주문했다.



 고쿠분 료세이(國分良成)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중국 활용론’을 내세웠다. 고쿠분 교수는 “중국과 북한 관계의 중요성과 끈끈함을 감안하면 한국은 중국을 통해 북한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그다지 달갑지 않게 생각하겠지만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기존의 역할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실적으로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북한과의 등거리외교를 전개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고쿠분 교수는 “결국 정세 발전은 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을 포기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장윈링(張蘊嶺) 중국사회과학원 국제연구학부 주임은 ‘한·중 협력론’을 강조했다. 장 주임은 “김 위원장의 사망은 북한에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었 다”며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안정성을 관리하고 변화를 촉진할 방법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장 주임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가 전환기를 맞는 지금이 6자회담을 재개할 적기(適期)”라며 “9일 중국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주석과 만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장 주임은 ‘통일 이후 한반도에 미국이 주둔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한국 일이니 중국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의 주둔은 한국의 자주적인 독자권을 생각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이희옥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인식 차이는 이제 프레임(틀)으로 고착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양국이 어느 분야에서 전략적 공진을 시작할지 정하고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한 종속요인이었지만 이제는 중국 자체가 아시아의 또 다른 정세 메이커로 등장했다”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및 한반도 정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별취재팀=한우덕·신경진·박소영·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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