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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 ‘털림’ 탓 자살, 6000만원 국가배상 판결

중앙일보 2012.01.10 00:00 종합 22면 지면보기
군 운전병인 이모(20·사망) 이병은 선임병들이 시키는 일은 뭐든 잘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성적인 이 이병은 선임병에게 맞거나 심한 욕을 들으면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줄줄 났다. 그럴 때마다 도망가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다. 지난해 12월 1일 이 이병은 부대 내 미용실 청소를 하다가 또 실수를 했다. 머리카락을 쓰레기통이 아닌 풀밭에 버렸다. 중대장은 이 이병의 소대에 벌점을 내렸고, 선임병은 이 이병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붓더니 이 이병이 울먹이자 발로 찼다.



 이 이병은 다음날 새벽 불침번 근무를 서다가 부대 건물에서 투신, 숨졌다. 입대한 지 5개월, 전입한 지 한 달 만이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부(부장 서창원)는 군복무 중 자살한 이 이병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가는 6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선임병들이 일반적인 훈계를 넘어 이른바 ‘털림’으로 불리는 욕설·폭언·심한 질책 등의 가혹행위를 반복했고, 이 때문에 이 이병이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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