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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자리가 최선의 고령자 복지다

중앙일보 2012.01.10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우리나라 노인은 65세가 넘어도 10명 중 3명이 일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9.4%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3개국 중 두 번째로 높다. 노인들이 일하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문제는 근로 동기와 일자리의 질이다.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일한다는 고령자가 절반 이상(54.9%)이다. 그만큼 국민연금이나 예·적금 등 노후 준비가 안 돼 있다는 방증이다. 게다가 변변한 일자리도 아니다. 퇴직금으로 가게를 열거나, 가족들이 운영하는 자영업체에서 무급으로 일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만큼 은퇴 후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730만 명이 넘는 베이비 부머(1955~63년생)들이 줄줄이 퇴직하기 때문이다. 노후 준비가 안 돼 있긴 마찬가지다. 100세 시대를 축복 아닌 재앙으로 인식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마당에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니 사회문제로 비화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렇다고 고령자의 일자리만 챙길 수도 없다. 만성적인 청년 실업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일자리를 놓고 부자(父子) 간 전쟁이 일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청년 일자리와 겹치지 않으면서 고령자 일자리를 만드는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도 곤란하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사회공헌 차원에서 고령자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이런 점에서 롯데마트가 55~60세의 고령자 1000명을 ‘시니어 사원’으로 채용하기로 한 건 잘했다. 비정규직인 데다 주당 30시간 이내의 단(短)시간제니 청년과도 경합하지 않는다. 4대 보험이 제공되므로 노후 준비가 안 된 고령자의 일자리론 적절하다.



 이런 움직임이 다른 기업과 업종에도 확산됐으면 한다. 방식도 좀 더 다양해지는 게 좋겠다. 롯데마트의 재고용 방식 외에 정년을 늘리면서 임금을 낮추는 정년연장형이나 근로시간 단축형 등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만큼 더 좋은 노인 복지는 없다. 국가 입장에서도 복지지출 부담이 줄어드니 일석삼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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