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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의 마켓뷰] ‘이보 전진’ 위해 ‘일보 후퇴’ 고민할 때

중앙일보 2012.01.10 00:00 경제 9면 지면보기
호재(미국·중국의 경기 반등)는 멀리 있고, 악재(유로존 위험 재부상)는 가까이 있다. ‘1월 효과’로 시장이 상승세를 타더라도 분위기에 휩쓸려선 안 된다. 오히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고민할 때다. 상승을 점치기보다는 하단에 대한 지지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을 짜야 한다.



 요즘 증시엔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론에 힘입은 강세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조건이 남았다. 연말의 화려한 소비시즌은 지났다. 다시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정말 좋아지고 있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위기의 진원지인 주택가격 상승세도 확인해야 한다.



 위기 이후 시장에 돈이 풀렸는데도 경기회복세가 더뎠던 건 ‘돈의 회전’이 원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미 주택시장을 주의 깊게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택경기가 살아나 주택대출이 다시 활발해지면 ‘돈의 흐름’이 빨라진다. 이는 실물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물경기 개선은 실질금리를 자극한다. 투자가는 한 발 앞서 신규 설비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 경기 개선은 올 중반에 가서야 가시화될 것이다.



 중국 쪽 변화도 좀 더 기다려야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국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은 위기 때 나왔다. 그렇다면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가 중요하다. 돈의 흐름이 막혀 있고(M2 증가율 정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부진하다면 중국 정부가 긴축을 완화하는 정책을 내놓을 것이다. 1분기보다는 정책이 시장에 효과를 발휘하는 2분기 이후가 기회다.



 연초 기대가 반영되는 1월 상순이 지나고 나면 시장의 화두는 다시 유로존 위험이 될 것이다. 이달 하순부터 2월에는 유로존 관련 이슈가 몰려 있다.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유로존 은행의 자본 확충 등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다.



 일부에선 ‘이미 알고 있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신중해야 한다. 유로존 은행의 자본 확충 이슈는 은행권 부실을 현실화하는 위험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 다음 달 이탈리아의 대규모 국채 만기가 몰린 것도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변수다.



 이달 중 증시가 더 상승하면 추격 매수보다는 위험 관리를 권하고 싶다. 시장이 전진하기에는 유로존 이슈와 4분기 실적시즌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후퇴하기에는 저 멀리 중국과 미국에서 날아들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연도는 바뀌었지만 시장은 지난해 말과 달라진 것이 없다.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고민할 때는 아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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