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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비 너무 싸거나 붐비는 병원 피해라

중앙선데이 2012.01.08 00:15 252호 18면 지면보기
김수정 인턴기자
연말·연초는 건강검진 시즌이다. 여기저기서 건진 결과표를 받아들고 희비가 엇갈린다. 비싼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갸우뚱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싼 검사를 받은 뒤 뒤늦게 괜찮을까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받고 있는 검사가 좋은 건지, 적당한 간격으로 받고 있는 건지도 궁금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사진) 교수에게 건강검진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들어봤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 교수의 건강검진 도움말

-건강검진은 얼마 간격으로 받는 게 좋은가. 젊은 나이에도 정기검진이 필요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20~30대 초년병이라면 위와 간 검사는 받아 보는 게 좋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 갑작스러운 음주 등으로 위 관련 질환 위험이 높다. 건강검진을 받은 10명 중 6명꼴로 위염이 발견된다고 한다. 위염을 방치하면 위궤양·위암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간 검사도 중요하다. 특히 남성은 젊은 나이 때 방치한 간염이 간경변·간암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간암은 통증이 말기에 나타나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30대부터 간초음파·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 등을 하기를 권한다. 여성의 경우 자궁·갑상샘·유방암 검사가 필수다.

-중장년층은 어떤 검사를, 얼마 간격으로 받아야 하나.
“40~50대부터는 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진다. 남성의 경우 위·간 검사는 매년, 대장 검사는 3~5년에 한 번씩 받는다. 특히 간 검사가 필수적이다. 40~50대 남성 사망 원인 1위가 간암이다. 대장암은 다른 암보다 비교적 천천히 진행해 3~5년 간격으로 받아도 무난하다고 본다. 여성 또한 대장암 검사가 필수다. 서구식 식습관으로 여성 대장암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역시 3~5년에 한 번씩은 받기를 권한다. 심혈관질환도 급격히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암은 6개월 만에도 말기로 진행될 만큼 진행속도가 빠르지만 심혈관질환은 10여 년 이상에 걸쳐 서서히 나빠진다. 심혈관질환(뇌졸중·심장병 등)과 관련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은 50대 이후부터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40대 초부터 받는 게 좋다.”

-아무래도 비싼 건진이 좋은 건가.
“그렇진 않다. 최근 1000만원을 호가하는 건강검진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MRI·CT·양전자단층촬영(PET) 등 최고가 검진이 모두 포함된 건강검진 프로그램도 실은 500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나머지는 서비스 비용일 것이다. 예컨대 숙박을 한다든가, 좀 더 좋은 대기실에서 기다린다든가, 설명을 좀 더 오래 들을 수 있다든가 하는 서비스가 다른 것이지 본질적인 검사비용과는 거리가 멀다.”

-아주 싼 건진도 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좋은 검진을 제공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비용이 터무니없이 싸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너무 오래된 검진기기를 쓰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TV도 몇십 년 사용하면 약간 뿌옇게 보이는 걸 느낀다. 망원경도 오래된 것은 먼지가 끼어 희미하게 보인다. 내시경 등 영상기기도 마찬가지다. 잘 안 보이는 기구로 내시경을 할 때 문제가 있는 부위를 놓칠 수도 있다.너무 붐비는 병원도 좋지 않을 것 같다. 값비싼 검진기기를 들여놔도 많은 환자를 보려고 욕심 내다 보면 한 환자당 검사시간이 짧아져 자세히 못 보고 지나가는 일도 있을 것이다.또 되도록이면 해당 진료를 오랫동안 본 전문의사가 직접 검진하는 병원이 좋다. 숙련되지 않은 사람이 검진하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서다.소독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소독비용을 아끼려 1회용을 다시 쓴다든가, 소독을 잘 안 한다든가 할 수도 있다.”

-꼭 받아야 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검사가 있다면.
“몸 여기저기 유난히 통증이 많은 사람은 척추 검사를 추가해 받아 보는 것도 좋다. 주로 목이나 허리 한 부분만 보기보다는 한 번 검사할 때 전(全) 척추 검사를 해 보는 게 좋다. 보통 목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 허리 부분도 같이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목에 이상이 있어 치료했는데 여전히 아프다고 하는 사람은 허리 이상이 목 통증으로 나타난 경우일 수 있다.”

-자녀들도 받아야 할 건진이 있나.
“안과 검진이 중요하다. 사시(斜視)나 약시(弱視)인 아이들이 있는데, 검사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잘 되지 않을 수 있다. 7세 전에 꼭 안과 검진을 받는 게 좋다. 초등학생 때는 치아 X선 검사를 받길 추천한다. 부정교합이 생기면 주걱턱이 되고 코 질환도 잘 생긴다. 초등학교 4~5학년쯤 미리 검진을 해 예방적 치료를 하면 성인이 돼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건진만 받으면 안심하고 있어도 되나.
“안 된다. 검진이 100% 병을 다 찾아내는 게 아니다. 후두암·뇌암·피부암 검사까지 매년 받는 사람은 없지 않나. 폐암도 깊숙한 곳에서 잘 보이지 않아 일반 종합건진으로는 잘 발견되지 않는다.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주시해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가 있다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해당 진료과에 가서 세부 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

-건진센터를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몇 군데 병원을 골라 검진기구나 시설의 사양, 검진비용 등을 꼼꼼히 비교해 본다. 그리고 전문 의료진이 직접 검사하는지, 검진 후 검사 결과에 대해 얼마나 자세히 상담해 주는지도 체크한다. 이상이 있을 경우 재검도 해 주는 병원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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