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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저커버그, 39년 나이차 넘어선 우정

중앙일보 2012.01.07 00:00 종합 28면 지면보기
미국 3대 유력지 중 하나인 워싱턴포스트(WP) 최고경영자(CEO) 도널드 그레이엄(Donald Graham·67)은 요즘 페이스북에 푹 빠져있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는 4888명이나 된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28)도 그 중 하나다.


7년 전 처음 만난 그레이엄
페이스북 설명 듣고 투자 결심
모바일앱 개발 힌트 제공하자
CEO 경험 전수하는 멘토 역할

두 사람은 39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은 ‘절친’이자 서로의 멘토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애초 그레이엄의 멘토는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었지만 요즘은 저커버그와 교류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05년이다. 저커버그와 하버드대에 함께 입학한 WP 임원의 딸이 다리를 놨다. 당시 저커버그는 아버지뻘보다도 위인 그레이엄 앞에서 막 시작한 페이스북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무릎을 친 그레이엄은 난생 처음 페이스북에 벤처 투자를 결심했다. 나중에 더 높은 가격을 부른 투자자가 나타나 그레이엄의 투자는 불발에 그쳤지만 이후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저커버그는 그레이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해줬다. 1998년 구글이 등장했을 때 미국 신문사들은 검색서비스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했다. 그 결과 구글로 검색해도 기사가 뜨지 않은 신문사는 훗날 곤욕을 치렀다. 미국 신문사들이 SNS에 주목한 건 구글 학습효과도 작용했다. 여기다 WP는 풀어야 할 숙제도 잔뜩 안고 있었다. 돈줄 노릇을 해온 카플란 어학원이 인터넷 어학프로그램에 밀려 고전했다. 신문 부수와 광고수입도 갈수록 줄었다. 사람들이 뉴스를 찾게 할 대안 마련이 시급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그레이엄에게 저커버그는 눈이 번쩍 뜨이는 힌트를 줬다. WP가 지난해 9월 선보인 ‘소셜 리더’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어떤 기사를 읽었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석 달도 안 돼 700만 명이 다운로드 받는 히트작이 됐다.



SNS를 뉴스 공급의 새 통로로 삼자는 아이디어는 WP가 처음 낸 건 아니다. WSJ과 영국 가디언은 페이스북과 합작했고 뉴욕타임스(NYT)는 구글과 손잡았다.



 페이스북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한 2007년 그레이엄은 저커버그로부터 e-메일 한 통을 받았다.



“이제 나도 CEO가 됐다”며 그레이엄의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곤 워싱턴 DC로 날아온 저커버그는 며칠 동안 그레이엄의 뒤를 그림자처럼 졸졸 쫓아다녔다. 이듬해 저커버그는 그레이엄을 페이스북 사외이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를 만난 뒤로 그레이엄은 정보기술(IT) 분야 인맥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엔 아마존닷컴 임원을 직접 스카우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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