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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존경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중앙일보 2012.01.04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모든 국민이 표현의 자유를 갖고 있지만 헌법은 법관에 대해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이 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소장은 “법원과 법관을 아끼고 사랑하는 선배의 충정으로 말하겠다”며 “판사들이 정치적·사회적 현안에 대해 비속어나 품위 없는 표현을 써가며 절제 없는 개인 소신을 피력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법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크게 추락시키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원 자세의 진중함’을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이에 앞서 법관들에게 “시류에 휩쓸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말은 그동안 법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막말을 해온 판사들로 인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이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었다. 이에 양 대법원장은 그 시류가 SNS를 의미하는지는 각자 판단할 문제라며 즉답은 피했다.



 사법부의 두 수장은 신년 초 인터뷰에서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말의 진중함’이라는 원론적 문제를 강조하며 법원의 분위기 쇄신을 주문했다. 지난해 “뼛속까지 친미(親美)인…”(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으로 촉발된 판사들의 SNS 막말 파문에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판사 한 명은 구두경고를 받았고, 또 한 명은 서면경고를 받았지만 이들 모두 ‘법원장님의 격려’라는 반응을 또다시 SNS를 통해 피력했다. 그런가 하면 재판 과정에 피고인이 판사를 향해 “판사들도 막말하는데 (내가) 판사에게 얘기하는 게 죄가 되느냐”며 소란을 피우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을 통해 지난해는 그 어느 때보다 법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이 같은 법원의 권위 실추는 사법부 관계자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큰 근심을 안겼었다.



 “법원의 자세가 진중해야 국민이 믿을 데, 안심할 데가 생긴다”는 양 대법원장의 말은 사법부에 거는 국민적 기대감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올해는 존경 받는 사법부로 거듭나기 위해 분골쇄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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