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세훈맨 지고, 고건맨 뜨고 … 박원순 3급 이상 61명 물갈이

중앙일보 2011.12.30 00:00 종합 25면 지면보기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은 평소 고건 전 서울시장 얘기를 자주 한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고 전 시장이야말로 행정의 달인이다. 그가 남긴 안정된 시스템 위에 미래가 요청하는 도전을 하겠다”고 말해왔다. 지난 14일 열린 서울추모공원 준공식에서도 박 시장은 고 전 시장을 초청해 “(13년 전 추모공원 사업을 시작한) 고 전 시장이 이런 생각을 못했다면 추모공원은 없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원종·조순 전 시장에 대한 칭찬도 많이 한다. 이 전 시장은 관선 시장 출신이고, 조 전 시장은 민주당 후보로 초대 민선 시장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시장이었던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박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대선에 대한 욕심 때문에 전시행정에 치우쳤다”는 비판이다.


서울시 4급 이상 공무원 인사

 박 시장의 이런 생각은 29일 발표된 서울시 3급 이상 고위 간부 61명과 4급 29명에 대한 전보 인사에서도 반영됐다. <인사 명단 31면>



 9년 만에 이뤄진 서울시의 ‘권력 교체’에 맞춰 주요 보직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이뤄졌다. 변방에 머물던 인사나 비고시 출신들이 대거 핵심권에 진입했지만,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색깔이 짙은 인사들은 후퇴하는 모양새다. 또 3급 이상 간부를 대부분 바꾼 이번 인사 폭을 놓고 업무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고위직 공무원들은 순환근무를 통해 아주 엉뚱한 분야가 아닌 한 행정 연속성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 1급 중 서열이 가장 위인 기획조정실장에는 정효성 행정국장이 임명됐다. 당초 기조실장에는 1급 대거 퇴진에 따라 유일하게 남은 1급인 장정우 도시교통본부장이 관례에 따라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의회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정 행정국장이 낙점을 받았다.



 핵심 요직인 행정국장에 발탁된 이창학 교육협력국장은 2003년 고 전 시장이 국무총리로 가면서 데려갔던 인물로, 에너지정책담당관·교육기획관 등을 맡아왔다. 신임 조인동 혁신기획관, 김경호 복지건강실장,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 등도 전문성을 인정받아 요직을 맡았다. 반면에 1급 승진 인사로 하마평에 오르내렸던 서강석 재무국장, 안승일 문화관광기획관 등 2급 간부들은 교육 파견 명령을 받았다.



 박 시장의 비고시 출신 우대 방침에 따라 중용된 인사들도 있다. 현재 4급인 이건기 주택정책실장은 내년 1월 1일자로 3급으로 승진하면서 1·2급 직위를 맡는 파격적인 낙점을 받았다.



윤창희·강병철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