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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

중앙일보 2011.12.30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바야흐로 암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다. 보건복지부·중앙암등록본부가 29일 ‘2009년 국가암등록통계’를 공개하면서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한 한국인 세 명 중 한 명(36.2%)이 일생에 한 번은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아무리 흔하게 발생하고 의학 발달로 환자의 5년 생존율이 62%(2005~2009년 통계)까지 높아졌다고 해도 암은 여전히 무서운 질환이다. 암 환자가 발생하면 상당한 경제적 부담과 정신적 고통도 겪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암은 보건 문제를 넘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복지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흐름에 맞춰 정부는 조기 발견으로 암환자 생존율을 높이는 데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인 5대 암인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할 경우 90% 이상 완치할 수 있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가암조기검진 사업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수검률이 37.4%(11월 기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보험료가 하위 50%인 건강보험 대상자에게 6개월~2년에 한 번씩 무료 암 검진을 해주고 있는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는지 호응이 낮다. 정부는 한 사람이라도 더 조기암검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수검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암 예방사업이다. 그 핵심은 강력한 금연 정책이다. 흡연은 폐암·방광암 등 수많은 암의 원인인데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성인남성 흡연율은 3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28.4%를 훨씬 웃돈다. 보건 당국은 2003년부터 담뱃갑에 흡연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을 싣는 정책을 추진했지만 8년째 헛바퀴만 돌려왔다. 새해에는 이를 반드시 실시해 정부의 암 예방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공공장소 금연 확대 등 다른 정책도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번 통계에선 식생활 서구화에 따른 지방섭취 증가로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암 예방을 위해 소금과 지방을 적게 먹는 건강 식생활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야 할 때가 왔다. 암 예방 사업은 품을 들인 만큼 삶의 질 증가와 의료비 절감이라는 국민 혜택으로 돌아오는 건설적인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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