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육칼럼] 수용을 통한 아이의 마음 코칭

중앙일보 2011.12.27 04:06 9면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어느 날 집에 분수를 선물로 받았다. 다섯 살 된 아이는 물이 계속 뿜어져 나오는 것이 신기했는지 물이 바닥에 넘쳐날 때 까지 물장난을 쳤고 남편이 그 분수를 꺼버렸다.



그래도 나는 작정을 하고 그 분수를 켜뒀 다. 아이는 물장난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로인해 바닥이 온통 물로 젖었으며 몇 십 분이 경과했을 때 아이는 실컷 논 듯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이후로 아이는 분수를 켜두어도 손대지 않았다.



이것은 두 가지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하고 싶은 행동을 실컷 함으로써 그 행동을 완화시키는 포만의 법칙 같은 것이고, 두 번째는 아이가 바라는 것을 수용해주는 원칙이다.



이처럼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때로는 수용과 인내, 경청이, 또 때로는 지혜와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늘 가르치고, 교육하고, 혼 내킨다. 바로 티칭(teaching)을 하는 것이다.



 
[일러스트=박소정]
그것도 아이의 뜻이 아닌 부모인 내 뜻대로 되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분수를 보고 장난을 치고 싶은 아이에게 ‘안 돼! 바닥 젖잖아’ 라는 말보다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는 말이 더 필요하다. ‘그 분수에서 물이 계속 나오니 신기하구나! 그래 한번 만져봐. 왜 그럴까? 그렇게 해보니 기분이 어때?, 그런데 물이 흐르면 바닥이 젖으니 조심해서 해보자’라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말이 필요하다. 이것이 코치로서 아이의 마음을 읽고, 함께 상호작용하는 코칭(coaching)인 것이다.



대체로 우리는 많은 부분에서 아이에게 부정적인 통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 장난감은 너무 비싸서 안 된다. 아이스크림은 이 썩어서 안 된다.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 등’ 하지만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10개가 있다면 8개는 긍정적으로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자신의 욕구를 대부분 다 거절당한다면 아이입장에서는 ‘어차피 다 안 되는데 떼쓰고, 조르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면 가능하다면 사주자. ‘그래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구나. 알았어’라고 흔쾌히 수용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일정 부분의 한계를 설정할 수는 있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어떻게 될까? 이가 썩을 수도 있고,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 한 개만 먹도록 하자.’ 무조건 ‘안 돼’라고 하면 아이는 ‘다른 아이는 다 먹는데 나는 왜 안 되지’라고 생각할 것이고, 그래서 떼를 쓰거나 울게 되고, 그때 사주게 되면 먹으면서도 부모와 아이는 둘 다 기분이 좋지 않게 된다. 처음부터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수용적인 부모코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제나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과 이성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이 자리하고 있어야 한다. 인재양성의 핵심요소는 창의성이며, 그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은 질문하고 질문에 답하면 칭찬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가 스스로 주도적이며, 창의성 있는 미래의 핵심리더가 되게 하려면 우리가 먼저 가르치기만 하는 티칭에서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수용하며, 질문하고, 경청하는 코칭 으로 거듭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미향 남서울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일러스트=박소정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