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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은 나꼼수·안철수 … PK에선 금값·로또

중앙일보 2011.12.27 03:00 종합 2면 지면보기
‘수도권은 정보기술(IT), 영남은 경제, 호남은 정치’. 2011년 한국인들이 주목한 검색어는 지역별로 크게 갈렸다. 하지만 나라 전체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끄는 인물과 희망을 주는 대상에 매달렸다.


구글코리아·서울대정보통신방송정책연구소 2011 검색어 분석

구글코리아가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보통신방송정책연구소 소속 3명의 교수와 함께 올해 국민들이 입력한 구글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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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안철수’ ‘박원순’ 등 정치 분야에서 톱5에 오른 검색어들은 광주·호남에서 검색 비율이 유독 높았다. 지역에서 입력한 전체 검색어 중 ‘나꼼수’ 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광역시였다. 광주의 ‘나꼼수’ 입력 비율을 100%로 환산하면 부산·경남의 입력 비율은 72%에 불과했다. ‘안철수’와 ‘박원순’도 광주·전북에서 상위에 올랐다. 서울대 행정학과 정광호 교수는 “(호남권이) 정치 이슈에 전통적으로 민감했던 성향이 검색어에 그대로 반영됐다. 반한나라당 성향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 것도 광주·호남에서의 정치 검색어 입력 비율을 높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조적으로 경제생활 안정을 바라는 검색어의 입력 비율은 영남에서 가장 높았다. 경제 검색어 1위인 ‘금값/금시세’는 경남에서, 사회 검색어 1, 2위인 ‘로또’ ‘연금복권’ 역시 부산이 가장 높았다. 경제학과 권일웅 교수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이 지역의 큰 이슈가 되면서 주민들이 경제위기를 체감하는 정도가 훨씬 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수도권은 이슈별로 고른 검색 분포를 보였다. 다만 4세대 통신기술 LTE(롱텀에볼루션)의 경우 경기도가 2위, 서울이 3위에 올라 IT 신제품과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검색어를 분야별로 보면 ‘나꼼수’ ‘안철수’ ‘박원순’은 지난해만 해도 1000대 키워드에 들지 못했지만 올해 전국 정치 분야 검색어 1, 2, 4위에 올랐다. 연구소 교수진은 이를 ‘백마를 타고 온 왕자를 기대한 2011년적 현상’으로 풀이했다. 정광호 교수는 “안철수 원장이 중도 보수를 표방했다 해도 관심이 집중되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진보층이 두터워졌다기보다는 변화와 희망의 메신저를 기다리는 정서가 결집된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학과 금현섭 교수는 “김어준, 사마귀유치원 같은 정치 검색어 톱10에 새로 진입한 용어들이 기존 유명 정치인과 대비되는 보통 사람들의 용어라는 점에서 수평적 리더십에 대한 열망을 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와 인물 분야에서는 지역별 차이가 없었다. 인물 검색에서는 ‘국민 여동생’으로 불리는 ‘아이유’가 1위를 차지했다. 아이유는 전체 검색어에서도 1위에 올랐다. 2위는 한류 열풍의 주인공 ‘소녀시대’가 올랐다. 문화 분야에서는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가 1위였다. 금 교수는 “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경제적으로는 불안한 국민들이 문화와 인물 검색에서는 현실을 잊거나 위로해 줄 만한 대상을 찾은 것”이라 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검색어 분석=구글의 검색 리스트 ‘자이트가이스트(Zeitgeist·시대정신)’에 입력돼 있는 키워드 중 상위 1000개를 뽑아 정치·경제·사회·문화·인물의 5개 영역으로 나눠 했다. 날씨, 지하철 노선도처럼 단순 정보 습득을 목적으로 한 검색어는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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