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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대한민국 리더십을 찾아서 ⑨ 일본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중앙일보 2011.12.27 00:00 종합 10면 지면보기
일본의 알프스기술연구소 창업자 마쓰이 도시오가 주도하는 요코하마 기업가지원재단의 사회창업 플랜 콘테스트에서 수상자들이 상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운호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교수
경영학의 거장 피터 드러커는 근대의 가장 대표적인 조직 중의 하나로 기업을 꼽았다. 기업은 고용의 주체로 가계의 주요 소득원이자, 국가재정(세금)의 원천이며, 국가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다. 근래엔 사회공헌 활동까지 활발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나눔단체 대표 명함이 6장 … 마츠이의 자부심



 그런 점에서 지난달 방문했던 일본의 중소기업 알프스기술연구소(알프스기연) 창업자 마쓰이 도시오(松井利夫)는 특이하다. 1968년에 창업한 알프스기연은 2010년 매출액 2300억원대에 직원이 2700명인 중견 중소기업이다.



기술자 파견과 기술프로젝트 수탁사업(개발, 설계, 시제품 제작, 제조, 평가)을 주업종으로 하고 있는 인재 파견업체답게 이 회사의 경영이념은 ‘기업과 인간의 동반성장’이다.



 요코하마에 있는 본사에서 알프스기연의 창업자 마쓰이 도시오를 만났다. 그는 먼저 자신이 관여하는 비영리단체의 명함을 대여섯 개 꺼내 보이며 “일본의 기업인 중에 중소기업의 사회활동에 대해선 내가 가장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2006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회장으로 재직할 때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신념에서 인재교육에 힘을 쏟았다. 지금은 창업가를 양성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창업가를 돕기 위해 기금을 운영하다 2007년에는 기업가(창업가) 지원재단(起業家支援財團)을 설립해 본인이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자신이 창업 초기에 겪었던 고난을 후배 창업인들이 반복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벤처기업 창업을 목적으로 하는 경영자에게 상담창구가 되어 주고 지원도 해주곤 한다.



 창업가를 돕는 건 곧 기업이 많이 생겨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는 “지속적으로 기업이 생겨나지 않으면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폐업하는 기업보다 창업하는 기업이 더 많아야 순환경제가 이뤄지고, 기업의 제품에 대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나게 되며, 그럴 때 국가와 사회가 안정된다”는 것이다.



 마쓰이 도시오는 2006년엔 특정비영리법인(NPO) ‘후레아이 자연’도 설립했다. 그는 “청소년 및 그 가족에게 자연체험의 기회를 줌으로써 자연과 사회의 은혜를 느끼고, 협조성과 자립정신을 고양하고, 삶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연과 인간의 공생, 사람과 사람의 만남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가자고 하는 취지의 단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윤리경영이나 사회공헌 활동의 결과는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나 결국은 다양한 형태의 모습으로 부메랑처럼 기업에 돌아와 득을 가져다준다”고 강조했다.



 ‘아름다운재단’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기업이 사회공헌에 사용한 비용(기부금)은 기업당 18억8000여 만원이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경우 거의 사회공헌 활동에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과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수행하는 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기업의 공공성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인식하면 사회공헌 활동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역발상으로 마쓰이 도시오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결코 풍요해서 주는 것이 아니다. 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므로 풍요로워지는 것”이라고.



김운호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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