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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0세 수술 시대를 준비하자

중앙일보 2011.12.27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102세 문귀춘 할머니가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 전신마취로 6시간 대장암 수술을 받으면서 ‘100세 수술 시대’가 열렸다. 환자의 육체적 부담을 줄이는 내시경 수술이 발달하고 영양·생활습관 개선으로 힘든 수술을 거뜬히 견디는 초고령 노인(85세 이상)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006년부터 2010년 사이 초고령 노인이 받은 고위험수술 중 위절제 수술이 60건에서 144건으로, 유방절제수술은 6건에서 18건으로 각각 늘었다는 건강보험공단 통계가 이를 잘 말해준다. 지난해에는 척추·백내장·전립선 등 주요 33가지 수술을 받은 초고령 노인이 1만9000여 명으로 2006년보다 90% 증가했다. 이 같은 사례는 이제 노인보건정책을 85세 이상 초고령 노인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하는 후기 노령화 시대가 왔음을 뜻한다.



 국민 평균수명이 늘고 초고령 노인들이 건강하게 삶의 질을 누리며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문제는 초고령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새로운 의료수요가 증가해 의료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령 노인들이 쓰는 의료비(수술비 포함)는 2006년 3237억원에서 지난해 1조909억원으로 늘었다.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에서 2.5%로 증가했다. 연평균 의료비가 65~69세 19만9177원, 70~74세 24만2637원이던 것이 85세 이상이 되면 32만1064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데서도 알 수 있듯 초고령 노인의 증가는 의료비 급증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정부는 초고령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의료혜택을 볼 수 있도록 재원 마련은 물론 새로운 수요를 예측하고 차질 없이 공급하는 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아울러 의료수요를 근본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흡연·영양·알코올·신체활동 관리 프로그램 등 예방사업을 확충해야 한다.



 더 나아가 초고령 노인들의 삶의 질도 함께 높일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교육·노동의 기회도 지속적으로 제공해 활기차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노인을 돌봄의 대상이 아니고 자립하면서 주변과 공생하는 존재로 대접하는 행정 서비스 제공이 절실하다. 초고령 노인 대책은 과거 세대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아니고, 우리 미래에 대한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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