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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양 형제봉 눈꽃터널

중앙선데이 2011.12.25 02:21 250호 39면 지면보기
새벽같이 악양 뒷산 형제봉에 올랐습니다. 형제봉 오르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우리 집이 형제봉 등산로의 맨 끝 집이니 바로 치고 오르면 되는데,

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숨이 몹시 깔딱이는 가파른 길이라 여간해서는 가지 않습니다.
다른 길은 형제봉 활공장까지 차를 타고 가서, 정상까지 능선 길로 2㎞ 정도만 걸어가는 길입니다.
빠르고, 편하고, 느긋한 길입니다.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길입니다.
눈꽃이 녹기 전에 가야 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에 차를 타고 두 번째 길로 나섰습니다.
미끄러지는 눈길을 어깨에 힘 꽉 주고, 사륜 트럭의 힘으로 어렵사리 올랐습니다.
차를 타고 가나, 걸어가나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능선길이 온통 눈꽃세상입니다. 인기척에 놀란 까마귀 한 쌍이 하늘로 날아오른,
빈 백설 산중에서 홀로 놀았습니다. 참나무, 낙엽송, 철쭉나무 등 능선길에 있는
모든 나무가 만든 곱디고운 눈 터널을 걸었습니다. 루돌프 사슴이 다녔음 직한 그런 길을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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