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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치료자 재활 위한 제빵공장 내년 4월 열어”상무

중앙선데이 2011.12.25 02:16 250호 14면 지면보기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 직원이 고객과 도박중독 상담을 하고 있다. 정선=최정동 기자
“병을 주지만 약도 제대로 주려고 합니다.”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 박광명(상무·사진) 센터장은 “지금까지 도박 중독자는 상담 치료 중심이었던 것을 앞으로는 중독 예방과 재활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지난 10월 취임했다.KLACC는 도박 중독 문제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상담 전문기관이다. 내국인이 유일하게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소속이다.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한국습관성도박연구센터(유캔센터)와 함께 대표적 도박 중독 대응기관이다. 2001년 9월 설립 뒤 올해 9월까지 누적 3만6000여 건의 상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강원랜드 중독관리센터(KLACC) 박광명 센터장


상담은 자발적인 것 외에 2개월 연속 월 15일씩 출입하면 받아야 하는 의무예방상담, 본인이나 가족이 요청한 출입정지를 해제하기 위해 받는 의무상담 등이 있다. 상담 외에 각종 예방교육, 홍보, 중증 중독자를 위한 병원 연계 치료 사업 등이 KLACC의 주된 업무다. KLACC는 기존 업무 외에 사회복귀 지원 사업에도 신경을 쓸 계획이다. 2008년 시작된 사회복귀 재활지원 사업은 도박 중독 치료를 충실히 받은 이들이 직업훈련을 거쳐 정상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 센터장은 “사회복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중독 치료를 마쳤지만 생활기반이 없는 이들을 모아 제과업체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반제품을 만들어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 내 베이커리에 납품하는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현재 11명의 희망자가 제과·제빵 교육을 받고 있어 내년 4월께에는 강원도 영월에 공장이 완공된다”고 말했다.

KLACC는 또 재산이나 생활기반을 잃어 당장 돌아갈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 상담 치료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는 시설도 내년 중 열 계획이다. 박 센터장은 “상담과 치료를 받아 호전됐다가도 갈 곳이 없다 보니 강원랜드 주변을 맴돌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KLACC는 또 도박 중독이 염려될 경우 의무적으로 상담하도록 돼 있는 규정과 정도가 심할 때 출입정지를 시키는 등 관리 제도도 현재보다 더 강화할 예정이다. 박 센터장은 “문제는 이런 규제를 너무 강하게 하면 도박을 끊는 게 아니라 불법 도박에 빠지거나 외국으로 원정 도박을 가는 등 일종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를 잘 조화시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KLACC가 치유 프로그램이나 중독 예방·관리에 쏟는 정성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자평이다. KLACC 강성근 상담위원은 “세계 어느 곳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스스로 ‘심각한 도박 중독인데 도움 받을 곳 없느냐’고 물어봐도 외부 상담센터 연락처를 안내해주는 정도다.
하지만 ‘병 주고 약 주는 문제’는 여전히 딜레마로 남아 있다. KLACC가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는 강원랜드에 소속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독립성을 문제 삼기도 한다.

이에 대해 박 센터장은 “법이 허용한 도박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그 부작용으로 양산되는 중독자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현실적으로 도박 중독으로 인한 자살 시도, 폭력 등 긴급 상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강원랜드 소속이 아니라면 현재처럼 재빠른 대응이 불가능한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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