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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리스크 커졌지만 한국 주식·채권 그대로 유지”

중앙선데이 2011.12.25 01:42 250호 20면 지면보기
-템플턴이 예상하는 북한 리스크는.
“불확실성이 커졌다. 젊은 김정은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적기 때문이다. 애널리스트들은 김정일 사망으로 인해 가뜩이나 베일에 싸여 있는 평양 정권의 리스크가 급증했다고 판단한다. 한국과 일본이 그 리스크에 직접 노출돼 있다. 중국과 미국은 북한의 미래에 깊숙이 관련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이 없고 젊은 김정은이 집권 초반에 부친이 누렸던 권력을 그대로 물려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친인척 등 ‘김씨 일가’에 의해 조종당할 가능성도 있다. 새 지도부가 남한 포격, 미사일 발사, 핵 실험과 같은 군사적 모험을 감행할 위험도 있다. 북한 정권이 굳건하다는 걸 외부에 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일에 대한 입장이 종전과 달라지지 않았고, 내부 분열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할 것이다. 물론 새 지도부가 중국식 경제개혁을 채택할 수 있다는 희망적 기대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정치적인 긴장 국면을 다소 풀어놓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자산운용 회장 인터뷰


北, 군사적 모험 감행할 수도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템플턴의 시각은.
“우리의 현재 입장은 한국에 보유한 주식·채권을 거의 그대로 놔 둔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의 윤곽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때까지 그렇다.”

-외국인 투자자 동향은 어떤가.
“한국의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 오랜 기간 지속됐다. 북한의 침략 위협은 늘 있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북한은 각종 돌출행동으로 큰 위협이 됐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는 한 한국시장에서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지 않을 것이다.”

-내년 한국 경제 전망은.
“먼저 이번 일로 한국 경제 전망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에 타격을 줄지 모르나 내수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는 효과도 있다. 더구나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점점 더 강해진다. 기술 진보와 강력한 브랜드를 무기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한국 기업 경쟁력 강화 주가 싼 편
-한국 주식시장은 어떤가.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증시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지금 한국 기업의 주가 수준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다른 이머징마켓의 경쟁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다. 주가 수준을 이익에 따라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PER)과 자산에 따라 평가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살펴보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의 PER은 12.5배, PBR은 1.6배다. 신흥시장 종합지수인 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PER 14.1배, PBR 2.1배로 한국보다 높다.”

-내년 글로벌 경제를 조망한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세계 경제는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첫째로 많은 이머징마켓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성장세가 향후 10년 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머징마켓이 선진국보다 적어도 3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머징 주식시장은 낙관적이다. 둘째로 유럽이 위기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재정지출 감축안, 기업 지원책과 같은 의미 있는 개혁을 기대할 만하다. 특히 기업 지원책은 세금 인하와 관료주의적 규제완화의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일본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그들은 성장을 촉진하려면 기업,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유럽·미국·일본 기업 지원책 내놓을 것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은 없나.
“글로벌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거라는 우려는 안 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더블딥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변할까.
“달러화는 계속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위안화 같은 다른 통화들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유럽이 개혁을 완수하면 유로화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유로화가 글로벌 경제의 결제시스템에서 더 큰 몫을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그다지 우려할 필요가 없다. 중국 경제에서 정부의 통제력이 크게 작용한다는 점과 외화보유액이 엄청나게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과열된 중국 경제가 머지 않아 안정될 것이라는 신호가 잡히고 있다. 돼지고기를 예로 들어보자. 중국 정부는 7월 돼지고기 비축량 일부를 시장에 방출해 공급을 확대했다. 공급을 늘린 것은 돼지고기 가격 상승을 막겠다는 정부 의지를 보여준다.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정점을 지날 거라는 단서가 된다. 이런 흐름 속에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인민은행은 통화 긴축 정책을 이른 시일 내에 끝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에서 향후 긴축 완화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브릭스 이외 11개국 주목
-이머징마켓의 유망한 투자처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는 국가별로 편차는 있겠지만 모두 높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그 다음에는 한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이집트·인도네시아·이란·멕시코·나이지리아·파키스탄·필리핀·터키·베트남 11개국을 중요 투자처로 본다. 가령 방글라데시는 빈국이지만 저임금에 기반한 농업·수출 분야의 성장이 기대된다. 물론 한국은 훨씬 더 선진 시장이다. 석유·가스·전자제품·금융·조선 등의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어떤 업종이 괜찮나.
“내 관심은 늘 ‘2C’다. 소비자(Consumer)와 원자재(Commodity)다. 이머징마켓에서는 중산층 확대와 인구증가율 둔화의 영향으로 1인당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재 수요가 늘고 있다. 자동차와 소매업뿐 아니라 금융·은행·통신 등의 서비스 분야가 좋아 보인다. 원자재는 중국이나 인도처럼 높은 성장궤도에 있는 국가에 투자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더구나 원자재는 거대한 수요를 갖고 있다. 현재 투자 대상으로 석유·철광석·알루미늄·구리·백금 등의 원자재를 생산하는 건실한 기업을 물색 중이다. 또 설탕·코코아·곡물 등 농작물 수요도 늘고 있다. 남미의 자원 부국들이 글로벌 수요 증가의 수혜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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