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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장’ 명령 1호 하달 … 당 중앙군사위로 선군정치?

중앙일보 2011.12.22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북한이 지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기 직전 전군에 ‘김정은 대장 명령 1호’를 하달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1일 “김정은 대장 명령 1호는 전군에 훈련을 중지하고 즉각 소속 부대로 복귀하라는 내용”이라며 “김정은이 군권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김일성 사후 북한’을 자신의 유일한 직책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이름으로 이끌고 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포스트 김정일
김정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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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은 김정은 후계 확립을 위한 핵심 작업으로 그를 지난해 9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당 중앙군사위는 북한 인민군을 관장하고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곳이다. 김정일은 최근 건강이 악화되면서 당 중앙군사위원회에 제1부위원장 자리를 신설하고 그 자리에 김정은을 앉히려 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북한이 이달 말이나 내년 초 당 전원회의 등 절차를 통해 김정은의 직책을 제1부위원장으로 올리려 한다는 첩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명록 사후 국방위원회(위원장 김정일) 제1부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었지만 ‘후계자는 신적인 존재’란 북한식 관점에서 참모들이 거친 자리로 가지 않고 당 중앙군사위 제1부위원장 직책을 신설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북한 정국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주목받는 이유는 우선 김정일이 생전 군을 중시하는 선군(先軍)정치를 실시했다는 점이다. 북한 권력의 핵심인 당에서 군부를 컨트롤하는 중앙군사위원회를 활용하는 게 가장 수월하다는 차원이다.



 무엇보다 중앙군사위원회의 인적 구성을 고려하면 가장 빠른 시기에 김정은 체제를 안정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중앙군사위는 사망한 김정일이 위원장을 맡았었고, 김정은과 이영호 총참모장이 부위원장을,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해 육·해·공군 지휘자들과 국방위원회·당의 실세들이 망라돼 있다. 후견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장성택 당행정부장 겸 국방위 부위원장과 최용해 당 비서도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구성원들이 국방위원회와 당, 군의 고위직을 겸하고 있어 국정운영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가능한 것이다.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지난해 9월 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체제를 정비하면서 중앙군사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며 “이는 김정은에게 권력을 물려준다는 전제하에 취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부를 중시하는 사회주의 체제의 속성상 군부 장악을 우선 과제로 여긴 것이다. 1980년 후계자로 대외에 공표된 이후 김정일이 가장 먼저 수위에 오른 직책도 최고사령관(92년)이었다.



 여기에 김일성·김정일의 통치 방식을 이어가되 정권 장악 과정 차별화를 통해 지도자로서의 신선한 느낌을 형성하는 차원도 있다. 김일성은 수차례에 걸친 반대파와의 권력 투쟁을 통해 당과 내각을 장악했다.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이어받은 김정일은 국방위원회를 내세워 통치했다. 따라서 선대 지도자들 때 크게 부각되지 않은 중앙군사위원회가 그에겐 안성맞춤인 것이다.



 ◆“믿을 건 군대”=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은 이미 끝났다는 분석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정은 권력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되기 위해선 보다 완벽하고 철저한 장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이 권력 이양을 받기 위해 가장 먼저 받은 직책이 군 관련인 것도 이런 이유다. 후계자로서 최초로 주석단에 올랐던 것도 지난해 10월 당 창건 65주년 열병식 때다. 그런 만큼 당분간 김정은은 여러 경로를 통해 군부 장악에 더욱 신경을 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말단 부대까지 절대적 충성을 끌어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형식적인 복종이 아닌 내용적인 ‘우러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영호 총참모장으로 이어지는 야전라인을 통해 군작전뿐 아니라 사상 교육 사업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군 속의 당인 총정치국을 통해 안정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과 김원홍 조직담당 부국장, 최근 선전담당 부국장으로 복귀한 박재경 상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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