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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야 승진하는 충남도

중앙일보 2011.12.22 01:19 종합 27면 지면보기
“책을 읽어야 승진한다.”


안희정 지사 “인사고과 반영”
독서운동에 예산 2억원 편성

 충남도가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는 ‘독서 운동’의 핵심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 인사고과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취미생활인 독서가 업무로 바뀌었다”며 우려하고 있다.



 독서운동의 취지는 직원들의 인문학적 상상력과 창의력 향상을 돕자는 것이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해부터 “도지사로서 ‘독서’를 권장한 사람으로 오래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해 왔다. 안지사는 대대적인 독서운동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도는 책 1권을 읽으면 내년 7월 근무성적 평가시부터 0.1점씩 가산점을 주기로 했다. 직원 1명이 연간 얻을 수 있는 점수는 최대 1점(10권)이다. 공무원 1인당 10권(권당 2만4000원)까지 책도 사준다.



 또 책을 읽으면 일정 교육시간(권당 3시간)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해 준다. 5급 이하 공무원의 경우 공무원교육원 등에서 연간 24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무원을 새로 채용할 때 면접 시험에서도 독서가 반영된다. 필기시험 합격자에게 특정한 책을 읽도록 요구한 뒤 면접 때 내용을 질문하는 방식이다.



 도는 독서 운동을 위해 내년도 예산 2억700만원을 편성했다. 대부분 직원 책 구입에 사용된다. 책은 ‘독서지원 서비스(구매 대행 등)’ 전문업체를 통해 구입한다. 직원들은 책 1권을 한 달에 걸쳐 읽은 뒤 리포트(감상문)를 제출해야 한다. 직원이 제출한 리포트는 별도의 평가위원이 점수를 매긴다. 80점 이상을 얻어야 근무평점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도청 직원 A씨는 “도청이 도서관이 된 것 같다” 고 말했다. 충남도 의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는 최근 도가 당초 편성한 독서운동 예산 3억700만원에서 1억원을 삭감하기도 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유익환 의원은 “도정과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에 세금을 낭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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