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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천, 금품 로비 정관계 26명 연루 의혹

중앙일보 2011.12.22 00:10 종합 18면 지면보기
검찰이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 기소·사진) 회장이 금품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정·관계 출신 인사들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72)씨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45)씨에게 각각 4억원과 1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었다.



 21일 검찰과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한 서울중앙지검 금조1부장)은 유 회장이 평소 금품이나 편의를 제공하면서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이는 26명 가운데 실제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사람을 가려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인사치레나 소액의 현금, 선물을 받은 사람과 사법처리 대상자를 구분하겠다는 것이다. 이 명단은 국정원과 경찰 등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유 회장은 정치인과 법조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가져왔다. 강원도 동해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그는 이 지역 출신 인사들에게 각별히 대했고, K대 경제학과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이 학교 출신 인맥과도 교분을 가졌다. 유 회장은 1970년대 K대가 인수한 대학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확보한 명단에는 전직 검찰 최고위급 인사와 법원 고위급 인사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직 국회의원과 청와대, 기획재정부 및 경찰 출신들도 이름이 올라 있다. 현직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5명 정도다. 여권 출신 현직 국회의원 C씨와 전 국회의원 2명도 유 회장의 관리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에서는 전 지방자치단체장 L씨와 전 의원 L씨 등이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야권 출신의 전 의원 N씨도 유 회장과 가까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명단에 가장 많이 올라 있는 것은 법조계 인사다. 현직 검사장급 인사와 전직 검찰·법무부 고위급 인사, 전직 법원 고위 인사를 포함해 15명 정도가 거론된다. 검찰은 유 회장과 제일저축은행 직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명단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대가성 있는 금품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수사진은 지금까지 전·현직 국회의원과 공무원 3~4명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추려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 로비 있었나=합수단은 국세청 고위 간부에게 청탁해 세무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유 회장에게서 1억여원을 받아간 혐의로 신모(49)씨에 대해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은 내가 다 썼고 국세청 고위 간부에게 건네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 회장이 전직 지방 국세청장 출신 인사에게도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합수단은 21일 감사원 로비 명목으로 고양터미널 건설사업 시행사 대표 이황희(53·구속 기소)에게서 5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모 건설업체 부회장 김모(5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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