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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조문단 안 받겠다는 북한 왜

중앙일보 2011.12.20 00:57 종합 6면 지면보기
한·미 군수뇌 긴급회동 정승조 합참의장(오른쪽)과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왼쪽)이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군의 동향과 대비 태세를 논의하기 위해 19일 서울 용산 국방부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의에 외국의 조의 대표단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들이자 후계자인 김정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232명에 달하는 장의위원이 중심이 돼 장례를 치르겠다는 것이다. 이는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 때와 비슷하다. 북한은 당시에도 외부 조문객들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정일 1942~2011
한반도 정세
외부접촉 차단 목적인 듯



 전문가들은 북한의 1차적인 목적은 북한을 외부 세계의 접촉으로부터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의 조문사절들이 오면 폐쇄적인 북한 사회 내부의 취약성이 드러나며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규모의 조문단이 올 경우 일일이 통제하기가 어렵다는 관리상의 문제도 있다. 다만 북한은 김일성 사망 당시 재외동포들의 요청에 따라 조문단을 받아들이겠다고 번복한 적이 있다. 박보희(81) 한국문화재단 총재가 당시 조문을 다녀왔 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에서 신(神)으로 여겨지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망을 접한 외부의 ‘요청’에 못 이겨 조문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식으로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에서 조전을 보내고 조문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틀 뒤 김정일의 사망 소식을 알린 것은 그동안 김일성 사망 당시의 전례를 살펴보고 충분한 준비를 했다는 뜻”이라며 “이번에도 외부의 요청에 못 이겨 조문객을 수용했다는 식으로 김정일을 신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해외 조문객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조문과 관련해 남남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과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사망 때 김정일이 조화와 조문단을 보냈던 만큼 이번엔 우리도 조문단을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수단체인 라이트코리아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북한에 조문단을 보낼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아 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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