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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빠른 제피드, 녹여먹는 레비트라 … 이젠 발기부전 치료제도 골라 먹는다

중앙일보 2011.12.19 03:30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발기부전이 있는 직장인 박인현(가명·42·경기도 일산)씨. 최근 치료를 받기 위해 비뇨기과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진료를 받던 중 발기부전 치료제가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잘 알려진 비아그라부터 가장 최근에 출시된 제피드까지 여섯 종류에 달했다. 효과도 제각각이었다. 대한비뇨기과개원의협의회 임일성 회장은 “발기부전 환자들의 성(性)생활 습관과 치료제의 특성을 고려해 궁합이 맞는 치료제를 처방한다”고 말했다. 발기부전의 원인과 여섯 종류 발기부전 치료제의 특징을 알아보자.


비아그라 추격하는 치료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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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명은 발기부전



일러스트=강일구
2008년 대한비뇨기과학회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5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명은 발기부전을 겪는다.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은 사람이 발기부전에 시달린다.



 발기부전은 성적인 자극을 받아도 음경이 발기되지 않거나 발기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증상이다. 성관계 중 사정을 하기도 전에 발기가 풀어지거나 새벽 발기 횟수가 3~4번 이하면 발기부전을 의심해야 한다. 집에서는 우표로 새벽 발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일자로 연결된 우표 5장을 발기가 안 된 음경 중간 부위에 딱 맞는 옷처럼 둘러서 붙인다. 아침에 일어나서 우표가 찢어졌다면 정상이다. 발기부전 의심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발기부전으로 진단한다.



 발기는 음경이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음경 내 혈관에 혈액이 몰려 부풀어진 상태다. 결국 발기부전의 80%는 음경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발생한다. 음경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혈액 공급을 방해하는 PDE5라는 효소의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고혈압·고지혈증·동맥경화·당뇨병 같은 혈관질환으로 혈관이 좁아져도 혈액 공급이 부족해진다.



 나머지 20%는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이 원인이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백재승 교수는 “발기부전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혈관계 질환을 경고하는 증상일 수 있다”며 “발기부전 증상이 3개월 이상 계속되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춘추전국시대



발기부전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약은 어떤 게 있을까. 예전에는 주사기로 음경에 약물을 주입해 혈류량을 늘려 발기부전을 개선했다. 하지만 1998년 미국계 제약사인 화이자에서 비아그라를 출시하면서 알약 복용으로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 있게 됐다. ‘해피드럭(Happy drug·행복을 주는 약)’이라는 단어도 이때 생겼다. 비아그라 이후 13년이 지난 현재 무려 여섯 종류의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다. 이른바 발기부전 치료제 춘추전국시대다.



 여섯 개 발기부전 치료제가 모두 출시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처음 비아그라가 등장했을 때는 ‘발기가 가능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이후 등장한 새 발기부전 치료제는 기존 제품보다 효과가 개선되며 진화했다. 복용 후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약효 발현 속도)·강직도·발기 지속시간·복용 편의성 같은 요소가 더해졌다.



 비아그라 이후 등장한 시알리스(릴리)는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을 최대 36시간까지 늘렸다.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을 고려해 언제든 성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매일 복용하는 발기부전 치료제도 나왔다. 저용량 시알리스와 자이데나(동아제약)다. 이 두 제품은 매일 복용하지 않고 성관계가 필요할 때만 먹는 고용량 제품도 나온다.



 복용 편의성을 높인 약도 있다. 레비트라ODT(바이엘)와 엠빅스S(SK케미칼)는 물 없이 먹을 수 있다. 입에 넣으면 침과 결합해 녹아 흡수된다.



 약을 먹은 뒤 발기가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복용하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길면 스트레스로 작용해 발기를 방해한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의 발기부전 치료제 제피드는 약효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을 확 줄였다. 기존 치료제는 약을 먹은 후 30~60분이 지나야 약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제피드는 빠르면 15분 후 효과가 나타난다. 국내 출시된 치료제 중 가장 빠르다. 이 같은 제피드의 특징은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국내 14개 종합병원에서 2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피험자의 70% 이상이 15분 만에 발기했다. 기존 치료제와 화학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높인 발기부전 치료제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배웅진 교수는 “무분별한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은 안면홍조·두통·색맹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권선미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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