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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창업, 서글픈 급증

중앙일보 2011.12.19 01:26 종합 1면 지면보기
주부 김모(54)씨는 한 달 전 서울 미아동의 지하철 4호선 역사 안에 편의점을 열었다. 미아역 주변에만 똑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이미 5곳이나 돼 지하철 역사 안 16.5㎡(5평)를 어렵게 구해 가게를 낸 것이다. 김씨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50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지상에 편의점이 하도 많아서인지 장사가 시원치 않다”고 말했다.


편의점 매출 10조 시대 … 경쟁 치열해져 폐업 급증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김씨처럼 편의점 창업에 나서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새로 출점한 편의점만 4513곳(잠정)에 달한다. 이에 따라 전국 편의점은 2만650곳으로 지난해 와 비교해 22%나 늘었다.



 편의점 창업자는 2009년까지는 회사원이나 공무원 출신이 다수(38%)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자영업 출신(40%)이 가장 많다.



실제로 편의점은 창업비용이 5000만~1억원(76㎡ 임차매장 기준)으로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작다. 커피전문점과 더불어 실패한 자영업자는 물론, 은퇴 채비에 나선 베이비부머(출생률이 가장 높았던 1955~63년생으로 약 695만 명)와 주부, 청년 실업자 같은 창업자들을 빨아들이는 깔때기가 되고 있는 이유다.



전국의 편의점은 2000년만 해도 676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1년부터 매년 1000곳 이상, 2008년부터는 2000곳 이상이 새로 생겼다. 편의점이 늘면서 총 매출액도 증가해 올해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편의점 한 곳당 매출액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하루 평균 매출액이 2009년 154만3000원에서 지난해에는 155만8000원으로 단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폐업도 급증세다. 2000년 폐업한 편의점은 189곳에 불과했지만 2005년엔 526곳, 지난해에는 880곳으로 늘었다. 지난해의 경우 새로 창업한 편의점이 3600여 곳인 점을 감안하면 새로 문을 연 네 곳 중 한 곳꼴로 문을 닫는 셈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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