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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주식-금 수익률 역전될 것 … 난 갖고 있던 금 다 팔았다”

중앙일보 2011.12.19 00:54 경제 2면 지면보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금시장에서 지난주 적잖은 소용돌이가 일었다. 유럽 위기가 낳은 불안감이 팽배한 와중에 최후의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떨어져서다. 금값이 온스(31.1g)당 1600달러를 밑돌았다. 거의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금 전문가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자칭 ‘금 투기꾼’ 데니스 가트먼이 털어놓은 금값 전망

 순간 한 인물이 “내가 금값 떨어진다고 말했잖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투자 서신인 ‘가트먼레터’의 발행인인 데니스 가트먼(61)이다. 상품 트레이더 출신이고 CNBC 인기 출연자다. 그는 이달 6일 “금시장이 침체 국면(Bear Market)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말대로 됐다. 앞으로가 궁금했다.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에게 15일 밤에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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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값이 예상대로 떨어졌다. 앞으로가 더 궁금하다.



 “칭찬인 듯하다. (웃으며) 고맙다. 고백하면 나도 이번 하락이 붕괴의 시작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 위기 순간 최후의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금값이 떨어졌다는 점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 금값은 어떻게 될까.



 “온스당 1400달러 정도까지는 떨어질 수 있다. 올해 최고치가 1900달러였으니 그렇게 되면 26% 정도 추락하게 되는 셈이다. 자산 가격이 최고치와 견줘 20% 이상 떨어지면 침체라고 하지 않는가.”



 -보유하고 있던 금은 어떻게 했는가.



 “올 8월에 통화했을 때 말했듯이 달러로 거래되는 금은 다 처분했다. 그 뒤론 유로와 엔화로만 거래되는 금만 보유했다. 그런데 이달 둘째 주(5~10일)에 그 금들을 주식으로 바꿨다. 올 들어 금 수익률이 주식보다 좋았지만 이제부턴 역전되리라고 본다.”



 헤지펀드 등은 금을 사고팔 때 통화를 달러로 할지 아니면 유로화로 할지 결정할 수 있다. 가트먼은 상대와 의논해 달러 대신 유로화와 엔화로 금 거래를 했다.



 -그동안 금값은 신기루라고 지적했다.



 “금엔 배당이나 이자가 붙지 않는다. 미래 배당이나 이자 소득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가치를 평가하는데 금은 불가능하다. 현대 경제학자들이 ‘금은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고 말하는 까닭이다.”



 -시장은 존재하고 가격은 형성되지 않는가.



 “가치 없이 미래 금값이 어떻게 될 것이란 전망에 의지해 값이 매겨지고 있다. 위기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엿보이면 금값이 치솟다가 그 가능성이 작으면 금값이 추락하는 이유다. 그래서 신기루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 같은 금 투자자는 모두 투기꾼이다.”



 -아까 위기 와중에 금값이 떨어진 게 불길하다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가.



 “유럽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금값은 올랐다. 전형적인 리스크 회피 현상이었다. 미국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QE)를 할 때도 금값이 뛰었다. 인플레이션 회피였다. 그런데 유럽 정상회의가 대책을 내놓지 못한 이후 유럽 리스크가 고조되는데 금값이 떨어졌다. 2008년 금융위기 순간처럼 위기의 정도가 심해지면 모든 자산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



 -적잖은 전문가들이 중국·인도 등의 금 수요를 근거로 금값이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금 시장 침체를 경고한 직후 많은 펀드매니저가 비판하며 중국·인도 등의 수요 증가를 근거로 내세웠다. 그들이 사들인 금은 대부분 현물이다.”



 -무슨 말인가.



 “최근엔 선물과 종이 금(금상장지수펀드) 거래가 늘어 금값이 오른다. 중국이나 인도 사람들이 현물 금을 많이 사들여도 선물과 종이 금 수요가 줄어들면 금값은 뚝 떨어질 수 있다.”



 금상장지수펀드(ETF)는 실물 금을 주고받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펀드다. 뉴욕이나 런던 금값과 거의 같이 움직이도록 설계된 펀드를 증시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금 대신 그 펀드를 보유하는 것으로 금 투자를 대신한다.



 -앞으로 금값은 어떤 변수에 의해 결정될까.



 “난 실물경제라고 생각한다. 유럽 등 선진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금값을 지탱해 온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줄어든다. 중앙은행이 때때로 돈을 풀겠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다.”



강남규 기자



 



◆데니스 가트먼=1950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버지니아대를 졸업한 뒤 70년 상품 트레이딩과 분석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파생상품과 외환 트레이딩을 해 명성을 날렸다. 경제전문 CNBC에서 상품과 주식 투자 조언가로 출현해 직설적인 어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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